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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후보’ 유권자가 솎아 내야
2018년 06월 10일 (일)
박재근 대기자ㆍ칼럼니스트 jkpark@kndaily.com
   
▲ 박재근 대기자ㆍ칼럼니스트

창녕, 여론조사 결과 불만 ‘막말파문’

의령, 생방송 중 소문 빗댄 돈 선거 발언


교육계, 성추행 진위여부 진흙탕 싸움



 경남 선거판은 여론조사 결과 발표에 앙심을 품은 막말파동에다 흑색선전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또 교육계는 교육감 후보 성추행 논란 등 진흙탕 싸움터가 됐다.

 기울어진 판세에 더해 실망한 유권자가 많아 낮은 투표율을 예상한 것과는 달리, 사전투표율은 전국 평균인 20.14%를 크게 웃도는 23.83%로 집계됐다. 이는 전날 한반도의 운명을 가를 북ㆍ미 정상회담과 월드컵 등 초대형 이슈에 지방선거 자체의 주목도가 떨어진다며 투표율 저조를 우려한 것과는 달리, 불량후보를 솎아내려는 유권자 분노의 행렬로 풀이된다.

 하지만 지방선거에 대해 도민들은 난감해 한다. 도지사 시장ㆍ군수 등 단체장은 그나마 가늠할 수 있다지만, 도의원 시ㆍ군의원 등 지방의원에 대해서는 관심은커녕, 지난 선거 때 누구를 찍었는지 기억조차 없다. 이름도 얼굴도 기억나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이 때문인지, 여론조사 결과 공표금지 전 조사에서 도내 단체장과 지방의원의 지지도와는 달리, 지지 후보가 없거나 모른다는 응답이 상당수였다. 특히 교육감 선거는 깜깜이다. 정당공천을 않는다. 때문에 지역과 선호도에 따라 1번 또는 2번 등 후보를 택하는 경향이 잦아 로또라 불리기도 했다. 부적절한 후보가 당선될 경우,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건 바로 도민이다.

 따라서 각 가정에 배달된 선거공보물이라도 꼼꼼히 읽고 투표소로 향해야 하는 것은 유권자가 해야 할 최소한의 도리다. 하지만 6ㆍ13 지방선거 때 선출되는 단체장과 지방의원, 교육감 등은 지방대통령으로 불릴 정도의 막강한 권한을 갖기 때문인지, 도민들의 무관심과는 달리 연일 폭로전이다. 창녕에서는 지난 6일 군수 후보의 여론조사와 관련, 모 정당 관계자가 지역신문 Y모 여성 편집국장에게 “여론을 조작해 누구를 도와주는 거냐. 야, 이 X아”란 막말파문은 진위여부에 앞서 선거판을 뒤흔들고 있다. 또 모 후보는 특정한 타 후보를 도우는 이들은 ‘악의 무리’라고 발언해 논란이다. 나쁜 무리들이 도와준 후보가 당선되면 군민보다는 도와준 악의 무리를 위한 군정에 우선 할 수 있다는 취지겠지만 타 후보들은 “우리가 악의 무리냐”며 발끈하고 나서는 등 선거판이 진짜 개판이란 게 군민들의 목소리다.

 의령에서는 지난달 31일 ‘MBC경남 의령군수 선거후보자 토론회’ 생방송 중 ‘금품 살포’ 공방으로 이선두 자유한국당 의령군수 후보가 김충규 더불어민주당 의령군수 후보를 ‘허위사실 유포’ 등 공직선거법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김 후보는 “항간에는 유권자들한테 서너 차례 돈을 뿌렸다는 그런 소문이 돌고 있는 것을 알고 있지요. 재산이 2억 4천600만 원 밖에 안 되는 양반이 불법선거자금을 쓰지 않았다면 누가 돈을 대어 줬다는 것인데 이런 것들에 대해 의령 군민들에게 다 물어봐요. 무슨 이야기가 나오는지”라고 발언, 의령이 시끌벅적댄다.

 교육계는 교육감후보의 성추행 폭로 건으로 벌집 쑤신 듯하다. A교육감후보는 지난 5일 “B 후보가 2007년 2월 제 아내를 성추행했다”고 폭로한 데 이어 지난 7일 증거 자료를 공개하는 등 추가 폭로했다. 부인 C씨는 회견을 자청, “B 후보가 강제 추행한 일을 ‘가짜 뉴스’라며 피해자를 다시 무참히 짓밟아 이 자리에 나왔다. 성범죄자가 교육감이 되면 경남 교육의 미래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C씨는 이어 지인과의 통화 내용 녹취록을 공개했다.

 이에 B 후보는 “A 후보와 그 아내 C씨가 주장하는 일은 결단코 없다. 그 어떤 부끄러운 일도 하지 않았다. 더 이상 허무맹랑한 소설을 만들어 교육감 선거판을 진흙탕으로 만드는 것을 간과하지 않겠다”고 반박했다. 앞서 B 후보와 C씨는 지난 5일 상호 고발과 고소를 검찰과 경찰에 해 놓은 상태다. 또 다른 후보는 “사실이라면 후보직을 사퇴하고 석고대죄”를 촉구하는 등 교육계는 뜨겁다. 이 같이 도내 곳곳에서 지방선거가 종반에 접이 들고도 후보자와 관계자들이 비전과 정책으로 유권자의 표심을 구하기는커녕, 막말과 비방에다 이념과는 달리, 이당 저당을 옮겨 다니는 철새논쟁까지 보태지면서 혼탁함은 더하다.

 온라인 비방ㆍ흑색선전이 지난 선거보다 세 배나 많다. 비방전으로 선거에 찬물을 끼얹는 등 무관심을 우려한 것과는 달리 경남 사전투표율은 23.83%로 전국 평균을 웃도는 것도 흑색선전에 분노한 투표행렬로 풀이된다. 따라서 찍을 후보가 없다는 등 후보만 탓하는 냉소주의로는 지역의 삶을 바꿀 수 없다. 춘추전국시대 ‘관자(管子)’는 “하나를 심어서 하나를 거두는 것은 곡식이고 열을 거두는 것은 나무이며 백을 거두는 것은 사람(一樹一穫穀, 一樹十穫木, 一樹百穫人)”이라고 했다. 최선이 아니면 차선이다. 불량후보는 유권자가 솎아내야 할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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