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11:07 (금)
창업 교육, 소프트웨어에 중점을…
창업 교육, 소프트웨어에 중점을…
  • 정원영
  • 승인 2018.06.18 18: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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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원영 (주)태성SNE Inc 이사

 ‘실리콘밸리 36.2세, 서울 35.8세, 싱가포르 35.0세, 텔아비브 33.6세, 그리고 런던 32.6세’가 의미하는 것은? 아마도 눈치챘겠지만, 국가 별 평균 창업 연령을 나타낸 것이다(2016년 한국스타트업백서). 특이한 점은 한국과 이스라엘의 텔아비브의 평균 창업 연령이 높은 것은 군복무 때문이라고 이해되지만, 다른 여타의 국가는 대부분의 연령대가 대학 졸업 후 10년 전후 창업을 한다는 점이다. 참고로 군복무 기간은 한국의 남성만 육군 21개월, 해군 23개월, 공군 24개월이고 이스라엘의 남성은 36개월ㆍ여성은 24개월인데, 남성은 32개월로 여성은 28개월로 복무 연한을 변경하고자 한다.

 창업교육센터장이란 직을 수행하다 보면 업 (業)이 업(業)이다 보니 학교 외에도 여기저기서 심사 요청을 많이 받게 된다. 더불어 생긴 버릇들이 있는데 그 중의 하나가 같이 심사하는 분들께 “심사 시 무엇을 중점적으로 보십니까?” 질문하는 것이다. 최근 엑셀러레이터로 일하는 분과 저녁 식사를 하게 돼 역시나 같은 질문을 했더니 “절박함이요”라는 대답을 들었다. 그래서 내가 “평가표가 있는데 평가표대로 평가 하시는 거 아닌가요?”라고 다시 질문했더니 “아시겠지만, 평가표대로 평가하면 지원금을 줄 수 있는 사람도 없고 경험상 절박한 사람을 줘야 성공 확률이 높아서요”라고 대답했다. 문제는 꽤 많은 사람들에게 같은 질문을 해 봤는데 “평가표대로 합니다”라고 한 사람은 아직 한 사람도 없었다는 것이다. 그 분이 이야기한 것처럼 사실 난 잘 모르겠다. ‘왜 평가표가 있는데, 평가표대로 평가하고 기준에 충족되지 못하면 안주면 되는 것이지 그럴 바에는 왜 평가표가 왜 존재해야 하는지를….’

 학생 창업은 일반 창업과 다르며, 달라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중 하나이다. “아주 오래 전 대학이라는 것이 생겼을 때 지금처럼 취업을 위해 대학에 진학을 했을까?”라고 질문한다면 잘은 몰라도 취업은 아니었더라도 ‘입신양명’을 위해서였음을 부인하긴 어려울 듯 하다. 최근에 많이 갖는 의문점 중 하나는 “대학은 학문을 하는 곳인가?” 아님 “창업자를 양성하는 곳인가?”이다. 만약, 대학이 창업자를 양성하는 기관(?)이라면 대학이 청년창업사관학교와 무엇이 다른지 모르겠으며, 대학 외에도 다양한 창업 지원 기관이 많은데 굳이 대학에 가서 창업을 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더욱이 “청년창업사관학교는 무료인 데다 프로그램도 좋고 기간도 1년으로 빠르게 창업을 할 수 있는데 왜 굳이 창업을 하려고 대학에 진학을 하는지” 의문시 되나 이는 개개인 선택의 문제겠다. 질문을 바꿔 “창업을 하기 위해 대학에 진학하는가?”라고 질문한다면 어떨까 싶다. 파라과이재단의 설립자인 마틴 버트(Martin Burt, Foundation Paraguaya)가 이야기했듯이 “우리는 스스로 각자의 문제에서 기회를 발견하기 위해 훈련할 필요가 있다. 또한, 책으로 만 본 사람이 우주선을 만들어 사람을 태우는 격이 돼서도 안될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어찌 보면 남들이 하면 쉬어 보이는데 막상 내가 하려고 하거나 내가 하면 어려운 것이 창업이지 않을까 싶다. 영국 명문 대학은 더 말할 나위가 없거니와 미국의 명문 대학이라고 일컫는 IVY 리그 대학에 막상 가보면 건물들을 보고는 실망하기가 쉽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왜 그 대학들이 세계적으로 명문으로 인정 받을까 생각해 봐야 할 듯 하다. 창업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다. 진정한 창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커다란 건물에 훌륭한 시설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운영하는 사람의 역량과 철학, 창업자들의 진실한 창업 동기, 진정성있는 교육 수혜자 중심의 창업교육, 지속성있는 창업 지원, 그리고 함께 일할 수 있는 공간 그리고 기회 제공과 약속보다는 또 다른 기회로 한 사람에 대한 관심이 어우러져야 될 것이다. 창업도 이제는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할 시기가 아닐까 싶다. 갑자기 어느 개그프로그램의 대사가 생각난다. “사람이 먼저다”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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