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을 위해 투표소 편의시설 설치기준을 꼭 지켜 달라….” 6ㆍ13 지방선거를 위해 경남지역에 설치된 투표소 절반가량에 장애인 화장실이 설치되지 않아 투표에 나선 장애인들이 불편을 겪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사단법인 경남장애인자립생활센터와 경남장애인인권센터는 19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도내 6ㆍ13 지방선거 투표소 925곳 중 157곳을 무작위로 선정해 장애인접근성과 편의시설 설치율을 조사했다고 밝혔다.

　이 결과 18개 시ㆍ군 투표소 장애인 화장실 설치율은 49.3%로 절반에 못 미쳤다. 장애인 화장실 설치율은 사천시가 80.5%로 가장 높았고 창원시 마산합포구ㆍ마산회원구 지역은 무작위로 조사한 투표소 중 장애인 화장실 설치율은 0%였다.

　이들 단체는 “지난해 대통령선거보다는 조금 개선됐지만, 여전히 투표소 장애인 화장실 설치율이 매우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며 “투표소에 사람이 몰려 대기시간이 길어질 여지가 많으므로 장애인 화장실 설치는 필수적이다”고 주장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투표소 내 접근성은 합천군이 93.3%로 가장 높았고, 사천시가 50.8%로 가장 낮게 나타났다. 18개 시ㆍ군 접근성 평균은 70.6%로 아직은 장애인 참정권이 보장되기에는 미흡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나마 이 정도 투표소 접근성이 나온 것은 경남도선거관리위원회가 925개 투표소 중 92.2%를 1층 투표소로 정했고 투표소가 2층 이상이거나 지하일 경우 대부분 엘리베이터가 설치된 곳을 선정했기 때문이라고 이들 단체는 분석했다.

　이밖에 점자 공보물이 시각장애인들에게 모두 배포되지 않아 정당한 편의 제공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들 단체는 “오는 2020년 총선에서는 모든 장애인의 완전한 참정권 보장을 위해 경남도와 경남도선관위가 장애인단체들과 논의해 장애인 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투표소 선정과 편의시설 설치기준을 지켜달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