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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2막 리본 세대
2018년 06월 24일 (일)
정영애 7618700@kndaily.com
   
▲ 정영애 금성주강(주) 대표이사

 사람의 평균수명이 길어짐에 따라 고령사회로의 진전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웃 일본과 서구에 비해 그 진행 속도가 엄청 빠르다.

 지난해에 우리는 고령사회로 접어들어 전체인구(5천160만 명)의 14%인 722만 명이 65세 이상 노인이 차지하게 됐다.


 통계청 추계에 의하면 이 추세대로라면 오는 2026년이 되면 전체인구의 20%인 1천만 명이 노인 인구가 되는 초고령 사회가 도래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는 지난 2000년에 고령화 사회(7%)에 접어든 후 17년 만에 고령사회(14%)가 됐다. 이웃 나라 일본은 고령화 사회(1970년)에서 고령사회(1994년)로 진입하기까지 24년이 걸렸다.

 서구의 경우 프랑스는 114년, 스웨덴은 82년, 미국은 69년이 걸린 것에 비하면 엄청나게 빠른 속도이다.

 더욱이 합계출산율이 OECD 꼴찌 수준(1.10명)에 머물고 있어서 국가 인구정책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이에 따라 노인 기준을 65~70세로 상향 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점차 힘을 실어가고 있다.

 이미 기업체와 공공기관에서는 정년을 65세로 늘리고 심지어 70세까지로 늘리려는 기업도 늘어나고 있다.

 일본의 경우 경기호황으로 생산현장에 인력이 달려 70세까지 현장에서 일하는 노인근로자 수가 증가 추세에 있다고 한다.

 아무튼 장수 시대를 맞아 건강한 노후를 어떻게 보낼지가 최대 관심사가 됐다. 그래서 요즘 중년층 50~64세대의 화두는 인생 1막을 끝내고, 인생 2막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한다. 이 연령대가 제2의 인생 설계 최적기기 때문이다.

 인생 1막은 태어나 공부하고 취직해서 결혼해 자식들을 양육해 독립시키면 끝난다. 이런 과정이 끝나면 어느새 자신은 은퇴 시기를 맞는다.

 은퇴 후의 삶은 고독한 산보자의 길이다. 빈둥지증후군이 나타나는 외로움과 허탈감이 밀려오는 시기다. 자식들과 배우자 일방이 곁을 떠나고 나면 외롭고 쓸쓸한 노후가 자신을 기다리고 있다. 100세 장수 시대를 맞아 앞으로 살아갈 날이 30~40년이나 남아 있는데 하릴없이 시간을 낭비하며 말년을 보낸다는 것은 진정한 의미의 가치 있는 삶이 아니라 인생을 낭비하는 삶이다.

 최근 어느 대학에서 전국 50~64세 성인 남녀 1천7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는데, 인생 2막에 소중한 것은 배우자나 자식이 아니라 나 자신이라고 답한 사람이 가장 많았다고 한다.

 요즘 흔한 황혼이혼, 졸혼, 별거 등이 이런 풍조를 반영하고 있는 것 같다. 인생 2막은 문자 그대로 예전이면 1막으로 끝날 인생을 덤으로 더 산다는 리본(re-bornㆍ재탄생)을 의미한다.

 자식들이 부모를 봉양하던 농경시대라면 굳이 리본까지 생각할 필요가 없다. 죽을 때까지 자식들의 봉양 속에 한 지붕 밑에서 동고동락하며 살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산업사회의 급진전으로 핵가족이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부모자식과 부부관계도 큰 변화를 가져오게 됐다.

 자식이 성장해 결혼하면 분가는 당연한 것이고, 부부 사이도 서로 맞지 않으면 황혼이혼이나 졸혼도 불사한다. 서로 편하게 독립적인 삶을 가지기를 원하는 시대가 됐다.

 따라서 죽을 때까지 부모는 경제력을 가져야 하고 자식에게 얹혀살 생각은 않게 됐다. 하지만 현실은 은퇴세대의 안락한 삶을 보장할 만큼 노후준비가 안 돼 있다는 게 문제다.

 설문 조사에 의하면 현 은퇴 직전 세대의 78%가 노후준비가 안 돼 있다고 답했다. 리본은 현실로 다가왔는데 그 리본을 뒷받침할 경제력과 건강문제가 인생 2막 시작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특히 부부관계의 균열은 결혼식 서약서마저 새롭게 고쳐 써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 검은 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함께 하자는 말이 무색할 지경에 이르렀다. 고작 30~40년 동안 동거했던 부부가 50~80년으로 늘어나는 장수 시대가 됐으니, 백년해로라는 말은 고사성어 사전 속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시대로 가고 있다.

 이제 리본(re-born)은 장수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성인이 되는 순간부터 설계해야 할 제2막 인생행로의 필수과제로 떠오르게 됐다.

 오래 사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인간다운 가치 있는 삶을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한 시대가 된 것 같다.

 인생 2막은 인생 1막과는 달리 영혼이 자유로운 자신만을 위한 삶이 되도록 철저한 준비 하에 설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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