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나운 심포니
이즈막 강더위가 이어지는 한여름
우주 오케스트라의 공연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던 음악 애호가들
설렘 반 두려움 반으로 두근대고 있다
노천강당 대형 스크린에는
자연 작사ㆍ곡 ‘여름비’를 들려 드리겠다는
자막이 흐른다
지휘자의 엇박자에 따라
거먹구름 서곡으로 시작되는 심포니
갈증 난 영혼으로의 울림은
촉촉이 젖어드는 자연의 두드림 같은 것
때때로 불협화음도 마디마디 생을 엮는 악상이리니
갑자기 화면을 찢는 듯
섬광에 놀란 파열음
떨리는 지휘봉이 아뜩아뜩하여
디미누엔도*로 사라지는 관객들의 뒷모습
여운이 젖어 있다
그날부로
단장 겸 지휘자는
기나긴 자취를 감추고,
*점점 여리게 연주
시인 약력
ㆍ함안 출생
ㆍ창원대 독어독문학과
ㆍ독서치료 프로그램 개발 독서지도ㆍ심리상담사로 활동
ㆍ시집 ‘식탁에 앉은 밭이랑’(2016년) 발간
ㆍ시집 ‘물방울 위를 걷다’(2017년)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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