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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사과, 우리가 해결해야
2018년 07월 04일 (수)
김중걸 기자 7618700@kndaily.com

 

   
김중걸 편집부국장

‘김복득 할머니!’ 할머니는 우리의 불운한 역사를 한 개인이 온 몸으로 감당해낸 역사와 시대의 피해자이다. 힘없는 나라의 국민으로 태어나 할머니가 짊어져야 했던 참혹한 한 개인의 역사는 어떤 위로와 보상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아픔이다. 국가의 아픔이자 개인의 아픔인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는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치부이자 아픔이다.

 김 할머니는 지난 1918년 통영에서 태어나 1939년 취직시켜 준다는 얘기에 속아 중국과 필리핀을 끌려가 7년 간 고초를 겪었다. 일본군의 추악한 만행을 연약한 여성의 몸으로 감당하다 이후 고향으로 돌아왔다.


 고향에서의 삶은 녹록지 않았으나 김 할머니는 일본군 만행 고발에 발벗고 나섰다.

 지난 1994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로 등록한 뒤 나고야, 오사카에서 가진 증인집회 등 위안부 실상을 알리는 활동에 나섰다 .

 지난 2013년에는 평생을 아껴모은 2천만 원을 위안부 역사관 건립을 위해 기부하는 등 앞장섰다.

 같은 해 건강 악화로 요양병원에 입원해 오랜 투병 생활을 해오던 할머니는 할머니가 평생을 소원했던 일본의 사과를 받지 못한 채 지난 1일 새벽 향년 101세를 일기로 아까운 생을 마감했다. 할머니의 이승에서의 삶은 지옥 같은 생이였을 것이다. 이제 천상으로 떠난 할머니의 못 다 이룬 나비의 꿈이 하늘에서 이뤄지기를 염원한다.

 할머니의 부재로 우리에게 남겨진 숙제는 아직도 미완성이다. 일본으로부터 공식 사과를 받아야 하는 숙제가 남아있다.

 일본의 사과는 할머니와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자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일본은 우리 국민은 물론 평화를 사랑하는 세계인들에게 사과를 하고 속죄를 해야 한다.

 할머니의 빈소에는 김경수 경남도지사와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 강석주 통영시장 등 많은 인사들이 조문을 했다.

 김 지사는 “김복득 할머니는 우리 근대사의 가장 뼈아픈 시대를 맨몸으로 견디신 희생자셨고 우리에게는 자랑스럽고 소중한 경남도민이셨다”며 “끝내 마지막 소원이신 일본정부의 진심어린 사죄를 받지 못하고 눈을 감으셨다”며 안타까움과 아쉬움을 표했다.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는 제1342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집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참가자들은 하늘을 간 할머니를 대신에 일본군의 만행을 규탄하고 일본의 공식사과를 요구하는 데 목소리를 높혔다. 할머니의 빈자리를 우리 국민들이 나서 할머니와 위안부 피해자들의 아픔을 나누고 치유에 몸과 마음을 함께했다.

 김 할머니는 고령의 나이에도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의 사과를 요구하는 사회단체 등의 손을 뿌리치지 않았다고 한다. 언제나 앞장서서 당신의 그 걸음걸음들로 수많은 역사를 썼다. 이 걸음들은 지난 2013년 경남교육청이 펴낸 책 속에 고스란이 담겨지는 등 투쟁의 성과도 있었다.

 ‘나를 잊지 마세요’라는 제목의 이 책에서 당시 최고령 생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였던 김 할머니는 22살 때이던 지난 1939년 어느날 낮선 남성에게 이끌려 부산에서 배를 타고 영문도 모른 채 끌려가 중국, 필리핀에서 해방인 1945년까지 7년 동안 강제로 위안부 일을 했던 몸서리쳐지는 내용이 생생이 담겨 있다.

 중국 다렌으로 끌려간 할머니는 ‘후미코’라는 이름으로 3년 간 위안부 생활을 했다.

 김 할머니는 “몸서리쳐지는 일은 하루도 쉬지 않고 계속 됐으며 매일 군인들이 방 앞에서 순서를 기다리며 줄을 섰고 아프다는 호소도 통하지 않았다”고 생생하게 증언했다. 그는 “평일에는 사병, 토요일에는 장교들이 찾아왔으며 하루에 10여 명이 넘는 군인들을 상대했으며 한 부대가 몰려 오는 날에는 옷을 입거나 밥 먹을 시간도 없었다”고 밝혀 충격을 주기도 했다.

 당시 할머니들은 고통을 견디지 못해 도망을 치다 잡혀와 할머니들 앞에서 총살을 당하기도 했다. 김 할머니도 똑같은 일을 4년 동안 당하다 더 이상 견디지 못해 도망쳐 한국으로 돌아왔다.

 할머니의 생생한 증언이 담긴 증언록 ‘나를 잊지 마세요’는 일본어판과 영어판, 중국어판으로 제작돼 아베 신조 총리와 일본 정치교육계 지도자들에게 발송됐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과 중국 시진핑 주석에게도 친필 서명한 책과 편지를 전하는 등 각국 정상들에게 일본군의 만행을 알렸다.

 김경수 지사는 조문 자리에서 “우리는 김복득 할머니의 한 맺힌 생애와 용기 있는 노력을 잊지 않고 우리에게 맡겨진 숙제를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다짐의 말을 전했다.

 김 지사의 다짐은 우리 모두의 다짐이다.

 우리는 할머니를 잊지 않고 일본의 사과를 바라는 할머니의 희망 실현의 숙제를 반드시 이뤄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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