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6 23:34 (화)
‘호모비아토르’ 길 위에서 나를 찾다
‘호모비아토르’ 길 위에서 나를 찾다
  • 송지나 기자
  • 승인 2018.07.06 00: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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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미화 작가 인터뷰
김해CC 샤롯데 갤러리
7월 한 달간 ‘조미화 展’
중첩된 선, 길 되는 과정 그려

 

▲ 조미화 작가

끊임없이 중첩된 선들. 그 선들이 모여 ‘길’이 되고, 그 길 위에서 선 한 사람. 그 사람은 편안함 보다는 자신 앞에 놓인 길 위를 끊임없이 걸으며 세계에 대해, 나에 대해 탐구하고 본질적인 나와 무아(無我)를 만난다.

 지난 1일부터 오는 31일까지, 7월 한 달 동안 롯데스카이힐 김해CC 샤롯데(Charlotte) 갤러리에서 ‘조미화 展’이 펼쳐진다.

 그의 8번째 개인전인 이번 전시회는 ‘Homo-Viator 길 위에 선 者’라는 주제로 17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회는 그에게 있어 특별했다. 그의 삶의 철학을 제일 잘 반영한 방식으로 작업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지난해 말부터 올해까지, 총 10점의 ‘길’시리즈를 완성해 전시했다.

 “주사기를 이용해 작업했습니다. 주사기 안에 물감을 담아 6~7 차례 끊임없이 선을 중첩시켜 ‘길’을 그렸죠. 그 과정은 정말 고됐습니다. 손가락에 마비가 올 정도였으니까요. 하지만 그 고된 과정이 즐거웠습니다. 중첩된 선들이 ‘길’이 돼가는 과정이 제 철학을 잘 나타냈기 때문입니다. 길을 그리면서 제 자신과 세계에 대해 끊임없이 탐구하고 질문하면서 선과 닮은 인생에 대해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본질적인 나를 찾아가는 과정이었죠.”

 이전에도 ‘길’이라는 자신의 철학을 담아내기 위해 붓, 나이프 등 여러 도구를 사용했지만 만족스럽지 못했다. 그러던 중 주사기를 찾은 것. 자신의 길에서 벗어나지 않고자 하는 내면의 바람을 차갑고 단순한 주사기 바늘 끝을 통해 투영시켰다.

 이번 8번째 개인전에 앞서 올해 3월 홍콩 컨템포러리에서 처음 ‘길’시리즈를 선보였는데 반응이 좋아 서울 인사동 갤러리에서도 전시했다고 한다.

 그는 어릴 때부터 예쁜 그림에는 관심이 없었다고 한다. 주변에선 유화를 많이 그렸지만 그는 자신의 사고와 철학을 담을 수 있는 그림을 그리고 싶었다. 팔기 위해 그림을 그리고 싶지도 않았다. 그렇게 고민하다가 한 해 동안 몇 점 그리지 않더라도 자신이 행복하기 위한 그림, 철학을 담은 그림을 그리기로 했다. ‘길’시리즈도 그렇게 탄생한 것이다.

 조미화 작가는 인터뷰 내내 행복해 했다. 비로소 자신의 철학과 맞는 그림을 찾은 자의 만족감 같았다.

 “제 철학은 ‘길 위에서 끊임없이 걷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번 전시회 주제도 ‘길’에 관련된 것이죠. 고된 삶의 길에서 벗어나지 않고 끊임없이 걸으며 새로운 길을 찾는 것. 길을 걷는 동안 자신에 대해 탐구하고 외적인 세계가 아닌 내면에서 행복을 찾는 것. 이 모든 것을 주사기 작업을 통해 깊이 사고할 수 있어 몸은 고됐지만 너무나 행복했어요. 물론 시간이 지나면 또 다른 방식으로 그림을 그리겠죠. 하지만 그 전까진 이 방식으로 저만의 그림을 그리고 싶습니다.”

조미화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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