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4 16:46 (수)
윤수강, 고교 코치에서 NC 포수로
윤수강, 고교 코치에서 NC 포수로
  • 송지나 기자
  • 승인 2018.07.06 00: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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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악물고 살아남겠다”
▲ 윤수강 NC 포수.

 윤여운 광주일고 코치는 2017 KBO리그 올스타전이 끝난 뒤, 선수 복귀를 위해 훈련을 시작했고 입단 테스트를 통해 NC 다이노스 포수로 입단했다. 이름도 윤수강으로 개명했다.

 지난 4일 잠실구장에서 만난 윤수강은 “3일 가장 친한 친구 정찬헌(LG 트윈스)과 생애 처음으로 맞대결했는데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이형종(LG)과 1군 경기에 함께 뛰는 것도 신기하다”며 “정말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라고 전했다.

 NC에 입단해 다시 프로 생활을 시작한 윤수강은 가슴을 졸이며 2군 생활을 했다. 1군에 올라온 뒤에도 선발 라인업을 발표할 때까지 긴장했다.

 그는 “워낙 부족한 게 많아서 노력을 더 해야 한다. 경기 전후로 많이 긴장한다”고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웃는 날이 더 많다.

 우여곡절도 있었다. 윤수강은 지난 5월 15일 창원 롯데전에서 첫 타석에 1군 무대 첫 타점을 올렸으나, 9회말 2루로 뛰다 문규현의 송구에 머리를 맞는 아찔한 경험을 했다. 많은 사람이 놀랐지만, 윤수강은 다음 날 웃으며 그라운드에 나타났다.

 지난 4일 잠실 LG전에서는 처음으로 3안타 경기(5타수 2타점)를 했다. 3-4로 뒤진 9회 초 무사 만루에서는 LG 마무리 정찬헌을 상대로 2루 땅볼을 쳐 4-4 동점을 만들었다.

 윤수강은 “고교 시절 배터리를 이뤘던 찬헌이는 여전히 가장 친한 친구다. 현역 복귀 준비를 할 때도 많이 응원해줬다”며 “‘우리가 맞대결할 날이 올까’라는 말을 가끔 했는데 실제로 벌어지니 웃음이 나왔다”고 했다.

 이형종, 정찬헌, 서건창 등 11년 전 대통령배 결승전에서 함께 뛰었던 친구들이 여전히 몇 걸음 앞서 있고, 지금도 그들이 부럽지만 윤수강도 이제는 1군에서 행복한 추억을 쌓는다.

 지난 2007년 5월 3일 대통령배 고교야구 결승전, 윤수강은 상대 투수를 울렸다. 광주일고와 서울고가 우승컵을 놓고 맞붙었다. 9-9로 팽팽하게 맞선 9회말 2사 만루, 당시 광주일고 포수 윤여운은 서울고 에이스 이형종을 공략해 끝내기 안타를 쳤다.

 하지만 당시 스포트라이트는 이형종, 정찬헌이었고 시간이 흐른 뒤에는 서건창이었다. 끝내기 안타의 주인공이었던 윤수강은 화두에 올리지도 못했다.

 좌절하고, 실패하고, 포기했던 윤수강이 “이젠 이를 더 악물어야 한다. 살아남겠다”고 말하는 이유가 있다.

 “광주일고에서 잠시 가르쳤던 후배들이 고맙게도 자주 전화를 하고, 응원해줍니다.”

 윤수강은 “최소한 내가 가르쳤던 광주일고 후배들에게는 당당한 선배이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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