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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경남` 출발선은 인사(人事)에…
`새로운 경남` 출발선은 인사(人事)에…
  • 박재근 대기자ㆍ칼럼니스트
  • 승인 2018.07.08 23: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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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근 기자>

지방권력교체 후 첫 인사에서 향후 4년의 경남도정을 읽을 수 있다. 지방 대통령에 비유될 만큼, 막강한 권한을 거머쥔 단체장의 인사가 출발선이기 때문이다. 인사(人事)가 만사(萬事)인 것은 단체장의 일성에서도 알 수 있다.

 능력과 시스템에 의한 평가, 일의 성격과 업무 내용에 따라 어떤 사람이 필요한지를 분석해 인사하는 `적소적재`, 인사 청탁에 따른 불이익 등이 인사 원칙이었다. 경남도를 스쳐 간 전 도지사가 그러했고 김경수 도지사도 예외일 수 없다.

 하지만, 이 원칙이 지켜졌고 또 김 지사가 밝힌 원칙이 지켜진다면 경남도의 태평성세는 따 놓은 당상이나 다를 바 없겠지만, 지난 경우가 그렇지를 못했고 7월 중 단행될 인사를 앞두고도 설왕설래가 잦다. 문제는 전 도지사 또는 권한대행 때, 중용됐거나 배제된 공무원이 경남도정에 근무하고 있는 만큼, 인사를 앞두고 요직 배제대상이 누구인지를 또 중용될 공무원은 누구인지가 거론되고 있다는 점이다.

 홍준표 전 지사 도정운영은 불통으로 단정 지어졌고 무상급식, 채무 제로, 진주의료원 폐쇄가 논란인 만큼, 공과에 앞서 정책에 관여한 공무원의 배제 등이 거론된다. 또 홍 지사 사퇴 후 절대권한을 행사한 권한대행의 인사 및 도정운영에 대한 도청노조의 공개경고는 치명적인 흠결이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경남도청공무원노동조합은 선심 쓰듯 한 예산편성, 민원 해결은커녕, 문제점만 침소봉대해 논란을 키웠거나 공정성이 결여된 인사, 그릇된 정치야욕에 편승한 정책에 앞장서 부역하는 등 지연, 학연에 기댄 공무원에 대해 인적 쇄신 등 인사시스템 개혁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따라서 `완전히 새로운 경남`을 지향하는 만큼, 지난 도정 때 도민의사에 반하는 도정에 편승, 기획ㆍ인사ㆍ예산과 정책관련 부서에 중용된 직원에 대해 경중을 가려야 한다. 노동조합은 과거 잘못을 들추어 또 다른 분란과 갈등을 만들자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과거에 대한 근본적 처방과 함께 김경수 도지사에 대해 공명정대한 인사를 요구하는 경고에도 그 뜻이 있다. 신동근 노조위원장은 "평등한 기회와 공정한 인사 및 정책결정 시스템에서 정의로운 결과물이 기대되는 만큼, 올바른 도정에 대한 감시자와 협력자가 되겠다"는 것이다. 공직사회는 대상이 제한적이고 중용과 불이익이 공존, 인사원칙 고수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고 경쟁력 있는 도정수행을 위해서는 더욱 `공정`에 바탕 해야 한다. 이에 더해 발탁을 빙자하거나 전문성을 내세운 정무직급 어공(어쩌다 공무원)채용은 경직된 공직사회에 새바람을 불어넣는 최소 수준이어야 한다. 코드인사는 당연하지만, 과하면 내부반발 등 도정은 불협화음에 시달린다. 실세란 어공들의 지난 측근놀음이 그러했고 잘해야 `본전`이란 것도 불공정한 인사 잣대의 변명일 뿐이다.

 공무원은 `말`이 없다. 또 바람도 불기 전에 드러눕는다. 처신을 논한 게 아니라 인사권자의 전횡에도 그러했다. 하지만 경남은 다르다. 노조의 제언도 그렇지만, 9급에서 2급까지 세세히 살피면 전문가 뺨칠 공무원이 다수다. 하지만 인사라인에 기대 치부책만 들여다본 결과는 뻔했다. 따라서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아야 한다.

 인사로 흥한 세종대왕은 양녕대군이 세자에 책봉된 지 14년만인 1418년 폐위될 때까지 세자(충녕대군)도 아닌 왕자들 중 하나였다. 당시, 이조판서 황휘는 선왕 태종에게 `국본을 쉽게 바꾸는 건 옳지 않다`며 폐위를 반대하다 파주로 유배당했다.

 태종은 세종에게 양위할 때 황희의 유배지가 도성과 너무 가깝다며 남원으로 유배지를 옮기라고 명할 정도로 경계했다. 하지만 세종은 달랐다. 세자책봉을 반대한 황희를 포용, 세종 치적 18년간 영의정직을 수행하며 태평성세를 이루는데 공을 세웠다.

 세종이 이룩한 태평성세의 비결 중 하나가 `백성과도 소통할 수 있는 지혜로운 인사`였다. 소통할 도민 곁에는 `완전히 새로운 경남`의 동력이며 출발선인 공무원이 존재한다. 한비자는 의즉물용 용즉물의(疑則勿用 用則勿疑), 의심스러우면 쓰지 말고 일단 쓰면 의심하지 말라고 했다.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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