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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 폭염’… 피서지 ‘인산인해’
‘살인 폭염’… 피서지 ‘인산인해’
  • 송지나 기자
  • 승인 2018.07.15 22: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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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 밭일하던 팔순 노모 열사병 숨져
  • 열대야까지… 온열질환자 3배 급증

 주말동안 계속된 살인적인 폭염으로 도내 18개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17곳에 폭염 특보가 내려지고 곳곳에선 열사병 사고가 이어졌다.

 지난 12일 오후 7시께 김해시 생림면의 한 밭에서 A씨(85ㆍ여)가 숨진 채 쓰러져 있는 것을 이웃 주민이 발견했다. A씨는 당시 모자를 쓰고 얇은 긴 옷과 장화 등을 착용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30년 가까이 홀로 살아온 A씨는 당일 밭에 일을 나갔다가 하루 중 제일 뜨거운 오후 2시께 열사병에 의해 숨진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사고 당일 김해에는 폭염 경보가 발령됐으며 생림면의 경우 정오에서 2시 사이 기온이 31∼33도를 기록했다.

 이 외에도 지난 13일 경남의 소방서와 창원의 소방서에는 열사병과 관련된 신고가 7건 접수됐다. 대부분 70대 이상 고령으로 열사병 증상을 보였다.

 이날 오전 10시 34분께 창원시 귀산동 제4 부두 배 위에서 기름 방제 작업을 하던 B씨(79)가 탈진해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다.

 창녕에서는 오전 10시 34분 차에서 쉬다가 열사병 증상을 느낀 79세 남성이 119에 신고했다.

 남해와 합천, 김해, 산청 등에서도 밭과 공사장 등에서 일하다 열사병 증상을 호소하는 신고가 5건 접수됐다.

 창원기상대에 따르면 이날 양산, 김해, 밀양, 함안, 창녕, 합천, 창원, 의령, 하동, 산청 등 14개 시ㆍ군에 폭염 경보가 발령됐다.

 기상대와 소방당국은 “폭염 경보ㆍ주의보 등이 발령될 때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물을 자주 마시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렇듯 본격적인 폭염과 더불어 최근 열대야까지 겹치면서 일사병, 열사병 등 온열질환자가 한 주 사이 3배 규모로 급증했다.

 15일 질병관리본부 온열질환 감시체계 운영결과에 따르면 집계를 시작한 지난 5월 20일부터 지난 13일까지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총 366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사망자는 2명이다.

 특히 감시 8주차(7월 8일~13일) 온열질환 환자가 145명으로 직전 주(7월 1~7일) 52명 대비 3배 규모로 급증했다. 감시가 시작된 이래 줄곧 한 두 자릿수였던 온열질환자 수는 전국에 무더위가 기승을 부렸던 8주차 들어 크게 뛰어올랐다.

 한편, 폭염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주말 마지막 날인 15일에는 도내 대부분지역에서 폭염 특보가 내렸다.

 기상청에 따르면 15일 오전 11시를 기해 경남은 통영을 제외하고 폭염특보가 발효됐고 진주, 남해, 거제, 사천은 폭염 주의보에서 폭염 경보로 격상했다.

 이날 아침 최저 기온은 21~25도, 낮 최고 기온은 33~37도를 보였다.
 

▲ 폭염이 계속되면서 더위를 피해 물놀이 중인 시민. 연합뉴스
  • 전국 해수욕장ㆍ워터파크 피서객 ‘북적’
  • 백화점 등 냉방시설 있는 곳 휴식 즐겨

 주말동안 폭염특보가 이어지면서 경남도내 피서지는 더위를 피해 찾아 온 인파로 북적였다.

 본격적인 휴가철은 아니지만 낮 최고 기온이 35도를 넘나드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자 피서객들은 바다와 계곡 등지에서 물놀이를 즐기며 더위를 식혔다.

 몽돌로 유명한 거제 학동흑진주몽돌해수욕장에는 지난 14일 오전에만 1천여 명의 피서객이 찾았고, 통영 비진도해수욕장에는 수백 명의 피서객이 배를 타고 들어와 더위를 식혔다.

 앞서 지난 13일 일제히 개장한 남해군 4개 해수욕장인 송정솔바람해변, 설리해수욕장, 두곡ㆍ월포해수욕장, 사촌해수욕장에도 피서객들의 발길이 잇따랐다.

 4개 해수욕장은 다음 달 19일까지 38일간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운영된다.

 송정솔바람해변은 약 2㎞에 이르는 백사장과 거울같이 맑은 바닷물, 100년이 넘은 해송이 잘 어우러져 남국의 정취를 물씬 느낄 수 있다. 또한 인근에 위치한 어업전진기지인 미조항으로 다양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다.

 설리해수욕장은 지난 2016년 한국관광공사와 해양환경관리공단으로부터 전국 청정해수욕장 20선 중 한 곳으로 선정됐을 만큼 깨끗한 해변과 수질을 자랑한다.

 두곡ㆍ월포해수욕장은 해안이 두곡과 월포, 두 마을을 잇고 있는데 방풍림으로 조성한 소나무 숲 아래 몽돌과 모래가 함께 어우러진 해변으로, 아기자기한 몽돌이 전하는 파도 소리와 경치가 시원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낚시터로도 유명하다.

 사촌해수욕장은 부드러운 모래와 아담한 해안이 운치가 있어 가족단위 관광객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아울러 양산 배내골과 내원사, 거창 수승대, 하동 쌍계사, 함양 백무동, 밀양 호박소 등 도내 유명 계곡에도 피서객들로 붐볐다.

 지난 13일 문을 연 창원시 성산구 가음정동 기업사랑공원 내 어린이 물놀이터에는 오전부터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들의 행렬이 이어졌고 대형 워터파크에도 가족단위 피서객들을 비롯한 피서 행렬이 이어졌다.

 김해가야테마파크 쿨썸머 페스티벌, 합천옐로우리버비치, 통영연극예술축제 등 도내 축제장에도 여름 축제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특히 지난달 16일부터 다음달 26일까지 김해가야테마파크에서 열리는 ‘2018 여름축제 쿨썸머 페스티벌’은 가야테마파크 개장 3주년을 맞아 여느 때보다 더 화려하고 풍성하다. 특히 지난해 큰 사랑을 받았던 불꽃축제는 올해 더욱 화려해진 모습으로 오는 23일부터 다음달 25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8시에 만날 수 있다.

 이밖에 영화관이나 백화점 등 냉방시설이 잘돼있는 도심 공간에도 더위를 피해 휴식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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