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에 와 닿는 거친 손길 외면하고
낯선 이마 허옇도록 면벽수도 천년인데
지나는 뱃고동소리에는
몸을 여는 여인네
이슬 맞고 *솔섬에 든 은퇴한 가마우지
낚싯대 던져놓고 해종일 기다려도
끝끝내 건지지 못한
등 푸른 시어 하나
별을 켠 어둠이 등대에 불 밝히자
손 모은 육신은 바람 되어 흩어지고
물결에
젖은 문장만
벼랑 끝에 철썩인다
*솔섬: 오륙도 다섯 섬 중의 하나
평설
맑고 신선하게 다가오는 시다. 우선 절제성과 함축미는 서정시의 멋을 더한다. 오륙도는 부산의 관문에 있는 섬이지만 그 숨은 뜻은 대양을 벗어난 삶의 흔적과 애환이 묻어 있는 섬이다. <안태봉 시인>
시인 약력
의령 출생
문예시대 등단
부산교육대학교 졸업
35년간 초등교육기관 종사
시집 ‘콩잎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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