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4 04:24 (수)
기록적인 폭염… 엇갈리는 희비
기록적인 폭염… 엇갈리는 희비
  • 황철성ㆍ고길우 기자
  • 승인 2018.07.24 00: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배달업종 성수… 농ㆍ축ㆍ수산업계 울상

 연일 기록적인 폭염이 계속되면서 일부에서 즐거운 비명을 지르는가 하면 시름이 깊어가는 희비 쌍곡선이 교차하고 있다.

 폭염특수를 누리는 대표적 업종은 냉방기를 취급하는 가전업종과 얼음 관련 업종이다.

 김해의 한 대형매장 관계자는 “냉풍기ㆍ선풍기 등 냉방제품의 매출이 지난해보다 40~50% 신장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연히 폭염 특수를 누릴 것으로 예상되는 얼음은 취급업종에 따라 딴판이다. 음식점ㆍ커피숍 등에 얼음을 공급하는 창원의 한 얼음가게 대표는 “지난해에 비해 무더위가 늦게 찾아와 지난달 적자를 면치 못하다 폭염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번달 들어서 전월대비 300% 이상 매출이 올랐다”고 흥분했다.

 반면 수산물용 얼음은 오히려 소비가 줄어드는 기이한 현상을 보이고 있다.

 23일 진해구 용원동 어시장 상인들은 더위로부터 수산물 신선도 유지를 위해 얼음 소비가 줄었다고 한다. 주말을 제외하곤 손님들이 찾질 않아 빚어진 현상이다. 더위에 냉방시설이 없는 전통시장을 찾는 고객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한 상인은 “수산물은 얼음이 필수지만 더위가 계속되면서 찾는 손님이 없어 얼음비용도 아껴야 될 지경”이라며 “이런 무더위가 더 지속된다면 어민들이 고기조차 잡질 못해 어시장이 휴장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고 말했다.

 얼음가게 한 주인은 “어시장에는 오히려 예전에 비해 얼음소비량이 줄었다”며 “더위로 손님이 찾질 않아 어시장이 활기를 띄지 못하고 있어 주말 외는 거의 소비가 없다”고 말했다.

 팥빙수용 제품과 눈꽃 제빙기는 물론 얼음물과 음료수는 성수를 누리고 있다. 김해의 한 대형매장관계자는 “건설공사장과 기업들이 박스떼기로 얼음물과 음료수를 사 가고 있다”고 귀뜸했다.

 시원한 공간을 제공하는 커피숍도 폭염 호황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 창원의 커피전문점들은 더운 집을 피해 피서차 몰려든 고객들로 때아닌 호황이다. 업계관계자들은 한결같이 지난해보다 50%가량 매출이 늘었다고 말하고 있다.

 중국집ㆍ치킨집 등 배달을 주로 하는 업체도 늘어난 매출에 웃음 짓고 있다

 그러나 축산과 농ㆍ어업은 품목에 따라 다소 다르기는 하나 대체로 울상이다.

 농ㆍ어민들은 작업 자체가 고역인데다 강한 햇볕으로 인한 일소피해, 어업일수 부족으로 어획량 감소 등을 우려하고 있다.

 상추ㆍ열무ㆍ양배추 등 생산ㆍ유통ㆍ보관이 힘든 이파리채소 생산 농가들은 가뜩이나 영농인구의 노령화로 한계상황을 맡은 상태에서 폭염이 장기화될 경우 작물이 고사하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진해수협은 최근 위판량이 평소보다 20%가량 감소했다.

 가축폐사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축산농가는 육계의 가격이 14%가량 오르고 더위로 인한 산란감소로 인한 계란가격 상승( 22.9%)의 반사이익을 보고 있으나 한우ㆍ돼지고기 등은 시장에 공급량을 많이 풀리면서 성수기임에도 가격이 소폭 하락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