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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비리 연루 조폭… 경찰 매수 의혹
저축은행 비리 연루 조폭… 경찰 매수 의혹
  • 연합뉴스
  • 승인 2018.07.26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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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장 유치장행 피의자 입막음 하려했다"

 조직폭력배가 경찰을 매수한 뒤 경찰서 유치장에 입감된 주요 사건 피의자에게 영향력을 행사해 검찰 수사를 방해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5일 부산경찰청과 해당 사건 관련자 등에 따르면 2012년 1월 부산 A 경찰서 유치장에 신모(46) 씨가 입감돼 검찰 조사를 앞두고 있었다.

 조폭인 신씨는 당시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저축은행 부정대출 비리와 관련된 인물.

 검찰은 신씨가 자신의 보스인 이모(54) 씨의 지시를 받고 해당 저축은행과 경남의 한 골프장 간에 성사된 부정대출 이후 조성된 비자금의 배달책으로 여기고 수사를 벌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신씨는 검사 지휘로 외부인 접촉이나 면회 등이 일체 금지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신씨가 경찰서 유치장에 입감된 이후 일주일도 안 돼 이씨가 거느린 또 다른 조폭 진모(43)씨가 같은 경찰서 유치장에 입감돼 두 사람이 같은 공간에 머물렀다.

 검찰의 수사를 피하려던 이씨가 신씨와의 접촉이 어렵게 되자 검찰 수사를 방해할 목적으로 자신의 오른팔인 진씨를 고의로 유치장에 입감되도록 했다는 것이다. 사건 관련자들이 털어놓은 내용에는 해당 경찰서 담당 형사도 연루됐다는 주장이 포함돼 있다.

 이들의 얘기를 종합해보면 이렇다.

 신씨가 유치장에 입감된 이후 부산 해운대의 한 커피숍에서 이씨와 진씨 등 5명이 A 경찰서 B 형사(현재 경감)를 만났다. 이들은 조만간 부산 다른 지역의 한 커피숍에 진씨가 있을 테니 A 경찰서 형사들이 불심검문을 하다 진씨를 체포해 유치장에 입감 조치한 뒤 신씨를 만날 수 있도록 하자는 계획을 세웠다. 이런 시나리오를 모의한 자리에 이씨가 대동한 한 사업가는 자신의 은행계좌에서 5만원권으로 현금 1천만원을 인출한 뒤 누런색 서류봉투 2개에 나눠 담아 이씨를 거쳐서 그 자리에서 B 형사에게 전달했다고 주장한다.

 경찰은 사전에 이들의 관계나 의도를 미처 알지 못했고 그 대가로 돈을 받았다는 주장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B형사는 "10년가량 조폭 정보원으로 알고 지내던 이씨가 벌금 수배자를 제보하겠다며 갑자기 연락이 왔었다"며 "실제로 현장에 수배자가 있어 후배 형사들이 검거했고 절차대로 유치장에 입감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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