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8 16:34 (목)
양산 조선 사발 역사의 타임머신 '법기도자'
양산 조선 사발 역사의 타임머신 '법기도자'
  • 임채용기자
  • 승인 2018.07.29 17: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법기리 가마터 한·일 도자 역사 푸는 열쇠

경남 양산 동면 법기리에서 생산된 도자기는 우리에겐 수출품에 불과하지만 일본 입장에서는 '도자기의 원류`로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
 
법기도자 신한균(58) 이사장에 따르면 법기리 가마터는 한·일 간 도자 역사를 풀어주는 열쇠다.또 땅 속에 묻힌 '사금파리`는 단지 깨어진 도자기 조각이 아니라 일본인들이 그토록 아끼는 보물인 조선 사발의 미스터리를 풀 수 있는 400여 년 전의 타임머신"이다.

법기도자는 지난해 국가사적지 100호인 법기리 요지 복원을 위해 법기리 마을 주민들과 도자기 전문가 등이 참여해 만든 문화단체다.250여 명의 회원(기업회원 포함)이 가입돼 있다.

신 이사장은 "16세기까지 지구상 여러 나라에서 도기(옹기와 토기 등 낮은 온도에서 구워낸 그릇)를 만들었지만,자기(높은 온도로 구워내 단단하게 유약이 입혀진 그릇)를 만들었던 나라는 우리나라와 중국·베트남뿐이었다. 일본도 임진왜란 때 납치한 우리나라 사기장을 통해 17세기에 이르러서야 자기를 만들 수 있었다.그는 그전까지는 우리나라에서 수입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당시 일본에 수출한 도자기를 생산했던 곳이 동면 법기리 요지다.이는 조선 시대 일본과의 통상업무를 기록한 동래부의 `변례집요'에 잘 나와 있다.변례집요에는 임진왜란이 끝난 뒤 1611년 일본의 요청으로 도자기를 만들어 보냈다는 기록이 있다.

신한균 씨는 "법기리 가마터 운영 초기부터 일본에서 주문한 도자기를 생산해 수출했다. 이 도자기는 쇼군과 다이묘, 승려 등 당시 지배계층을 중심으로 일본 국보인 '이도(井戶)다완`과 버금갈 정도의 대접을 받았다"며 이것은 "일본 한류의 시발점이 됐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일본의 `대정명기감' 기록에도 법기리에서 생산된 사발·대접·접시는 `주문 양산사발'이나 `기다리는 것이 오지 않아 안달이 난다'는 뜻의 `이라보(伊羅保)다완'·`오기(吳器)다완'으로 불리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현재도 노무라미술관 등 유명 미술관과 박물관에 소장 중이다.

덧붙여 신 이사장은 "국내에서 가장 먼저 국가사적지로 지정(1963년)된 가마터가 전남 강진군 고려청자 요지와 양산 법기리 요지 두 곳이다"면서 "강진군은 3천 억 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박물관과 도예촌 등 도자기로·가마터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지만 법기리는 양산사람들마저도 관심을 주지 않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여기다 "지난해부터 양산시가 법기리 가마터 발굴 조사와 함께 복원에 나선 게 그나마 다행"이라는 그는 "법기도자도 국제 심포지엄을 열어 일본 내 법기 도자기의 중요성과 연관성을 입증하고,사금파리 박물관을 건립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관련 뮤지컬을 제작해 도자기 축제도 열어 양산 도자기의 명성을 되살린 뒤 세계 도자기 비엔날레도 개최하면서 세계에 널리 알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양산시는 2022년까지 단계적으로 70억~80억 원을 들여 법기리 전체에 흩어져 있는 가마터를 원형대로 복원하고 전시장도 만들 계획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