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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민 ‘물’도 ‘핫바지’도 아니다
박재근 대기자ㆍ칼럼니스트
2018년 07월 29일 (일)
박재근 대기자ㆍ칼럼니스트 jkpark@kndaily.com
   
▲ 박재근 대기자ㆍ칼럼니스트

경남지사, 부산ㆍ울산시장이 취임도 전에 체결한 동남권 상생협약은 잉크도 마르기 전에 휴지조각이 돼버린 느낌이다. 6월 26일, 당선자들은 “과거 세력이 만들어 놓은 낡은 정치와 행정은 동남권 발전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부ㆍ울ㆍ경의 새로운 화합과 번영의 미래를 위해 우리는 원 팀(One Team)으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취임 후는 지난 사례마냥 부산은 주장이 담긴 낡은 레코드판을 틀듯했다. 과거를 탓했지만, 부산은 ‘가덕도 신공항’과 ‘남강댐 물’ 공급 등 민감한 과거의 주장에 우선했다.


특히, 동남권의 지방정부 수장이 여권인사로 교체됐음에도 협의 없는 일방적 추진방식에는 한 치도 달라진 게 없었다.  지난 19일 ‘취수원 다변화를 위한 수자원 확보방안’ 용역추진 보고회 때 관로를 설치해 남강댐 물을 부산으로 가져가겠다고 밝혔다. 실행여부를 떠나 남강댐 물 부산공급의 출발선도 예나 지금이나 다를 바 없다.


경남도민이 뿔난 것은 창원ㆍ김해ㆍ양산시 등 350만 도민의 절반가량이 부산과 마찬가지인 낙동강 물을 원수로 한 상수도 공급에도 부산수자원 확보만 주장한 것에 있다. 도민들은 “부산이 남강댐→합천댐→부산으로 공급하려는 방식은 환경문제에다 경남 식수원은 안중에 없는 부산 시민만을 위한 것으로 수질 관리와 남강댐 안전위협 등 엄청난 재앙을 초래할 것이다”고 주장했다.


또 부산시장은 26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김해공항 불가, 가덕도 신공항 추진’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부ㆍ울ㆍ경 신공항TF의 결론에 울산이 동의하지 않으면 부산 경남이 함께 가면 된다. 김해공항 확장은 안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울산시장이 “(현재로서는)김해공항 확장(안)에 찬성, 의도와 다른 것에 당황한 입장표명으로 이해된다. 그렇다면, 경남도로부터 ‘가덕도 신공항’ 동의를 구했는지, 아니면 유치경쟁을 벌인 밀양신공항 추진을 지지하는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경남도민들은 대구ㆍ경북은 물론, 울산까지 합세해 밀양신공항 유치에 나섰고 ‘김해공항 확장’이 불가하다면 가덕도보다 비교우위로 알려진 밀양신공항 유치에 적극 나서야하기 때문이다.  


상생기대와는 달리 가덕도를 원하지 않는 울산을 빼고 경남과 함께 가겠다는 것은 밀양신공항이 아닌 가덕도 신공항 추진이란 것은 미뤄 짐작하지만, 결단코 가능하지 않다.  경남도민들을 ‘핫바지’도, ‘물’도 아니기에 그렇다는 게 도민 반응이다. 지방선거 후 동남권공동협력기구 출범에도 부산의 일방적 주장은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원죄인양 탓할 수 없다. 부산이 경남이익에 반하는 지속적인 주장에도 제대로 대응을 않은 경남에 더 큰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말은 가려하는 게 옳다. 이도저도 아니면 할 말, 안 할 말 구분이라도 해야 한다. 그 구분의 최저선 조차 없다면 경남도민을 뿔나게 할 뿐이다. 따라서 경남도도 분명한 울산과 같이 ‘가덕도 신공항 NO’ 가 아닌, ‘김해공항 확장의 문제… 등’이 우선이란 식(式)은 곤란하다는 예기다.


부산은 시민단체, 여야 진보ㆍ보수 모두가 한 묶음이었다. 신공항은 가덕도, 도민 절반이 낙동강 물의 상수원수에도 남강댐 물 공급 등 경남피해는 아랑곳없이 부산이익에 우선했다.
전 경남지사마저 정치적 부침에 우선, ‘물은 공공의 자산’이라는 등 경남상수원대책보다는 부산의 주장에 동조하거나 거머쥐려 했었다. 헤밍웨이 소설 ‘노인과 바다’ 주인공,  늙은 어부 산티아고는 무려 84일이나 물고기를 잡지 못했지만 낚싯줄을 정확하게 드리울 줄 알았고 운이 왔을 때 맞을 준비가 돼 있었다. 역대 부산시장도 이익에 우선, 경남이 덥석 물기만을 바라며 낚싯줄을 드리우고 있는 형국이다. 과거 경남지사들은 대권에 취해 이 낚싯줄을 덥석 물었지만 결과는 독배였다.


따라서 일방적 양보는 상생은커녕 경남이익에 반하는 행동이며 공동의 번영도 기대할 수 없다. 큰 뜻이 있을지언정 경남도민도 챙기지 못하면서 국가를 논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처칠은 “여론이란 것은 없다, 공표된 의견만 있을 뿐이다”고 했다. 경남을 이끌 지도자가 필요한 이유다. 김경수 지사가 ‘완전히 새로운 경남’에 나선 만큼, 도민들도 완전히 새로운 경남지사이기를 바란다. 이제는 김 지사가 350만 경남도민을 위해 리더십을 보여야 할 때다. 경남도민이 ‘핫바지’도, ‘물’도 아니기에…. 덧붙인다면, 동남권 상생을 위해서는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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