늪으로 가는 황소
황창재
낮은 지붕에 별이 내리고
길가 늙은 나무
다시 못 만날 바람을 향해 잎사귀를 흔든다
흔드는 것은 스스로를 위해
비로소 따사로운 잎새를 이룬다
내 여기 서럽지 않은 가로등에 기대어
얼마큼 비우고
비우는 만큼 무거워져야
봄풀 정직한 잎 피울 수 있을까
가는 길을 더욱 채찍 같은 고통 안고
삼천대천세계의 그곳에서
길을 열고 벽을 열고 아낌없이 털어버린
억만 겁의 채찍 끝의 저 빛 달려오네
황금의 갈기를 펄럭이며
평설
나이가 들면 반드시 헤어나지 못하는 곳으로 뻐져든다. 체험을 통한 서정의 진면목을 찾아내었다. 감성과 감정의 사이에서 고생한 여정이 역력하게 나타나 있다. <안태봉 시인>
시인 약력
ㆍ호 ‘남천(南川)’
ㆍ창원 출생
ㆍ계간 시와 수필 등단
ㆍ서울대 중앙도서관ㆍ부산대 중앙도서관 정년 퇴직
ㆍ(사)청남문화 운영위원
ㆍ부산 금정묵림원 회원
ㆍ대한민국 향토문화미술대전 서예부문 우수상 수상
ㆍ신서정문학회 회원
ㆍ시집 ‘산그리메’ 외 1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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