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00:16 (금)
심혈관 질환자 `한여름 주의보`
심혈관 질환자 `한여름 주의보`
  • 경희중앙병원 순환기내과 이재광 과장
  • 승인 2018.08.07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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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희중앙병원 순환기내과 이재광 과장

찬물 적신 수건 몸 닦는 등
체온 낮추려는 노력 필요
실내 운동ㆍ바깥 활동 자제

며칠 전 59세 남자가 극심한 흉통으로 응급실에 내원했다. 환자는 특별한 병력이 없었고 비닐하우스에서 상추를 따던 중 갑자기 앞가슴에 심한 흉통이 생기고 숨쉬기 힘들었다고 했다. 진단은 급성심근경색이었으며 응급으로 스텐트 시술을 받고 회복했다. 일하면서 땀을 많이 흘렸던 것이 원인으로 의심됐다.
한증막처럼 찌는 듯한 무더위가 이어지는 요즘이다. 이런 날씨에는 일사병, 열사병, 열경련 등의 `온열 질환`, 소위 `더위 먹는` 증상이 발생하기 쉽다.
우리 몸은 항상 체온을 일정 범위로 조절하는데 뜨거운 환경에 오래 노출되는 경우 이러한 항상성이 깨지게 되고 정도에 따라 다양한 온열 질환으로 나타나게 된다.
일사병은 체온이 37도 이상이며, 40도까지 상승하는 경우는 드물고 대개 어지럼, 두통 같은 비교적 경미한 증상이 나타난다.
반면, 열사병은 체온조절중추인 시상하부에 이상이 생김으로써 땀을 통해 체온을 내리는 기전이 상실돼 발생한다. 체온이 40도 이상 상승하며 일사병에 비해 증상도 심하고 예후가 불량해 목숨을 잃는 경우도 흔하다. 구토를 하거나, 정신이 혼미하거나 이상한 행동을 하는 사람이 보이면 반드시 열사병을 의심해봐야 한다. 하지만 체온계가 항상 있는 것도 아니고 일반인으로서는 이들을 구별하는 것이 쉽지 않다.
온열 질환자로 의심되면 일단 119를 부르고, 구급대가 올 때까지 체온을 낮춰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직사광선을 피해 서늘한 곳으로 옮기고 의식이 있다면 찬물을 마시도록 한다.
또한 옷을 벗기고 수건에 찬물을 적셔 몸을 닦아주면 체온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된다. 일사병이라면 이러한 조치로 대개 한 두 시간 만에 회복하지만, 열사병의 경우에는 체온이 잘 떨어지지 않을 수 있고 병원에서 적극적인 처치를 하더라도 치사율이 높은 것이 차이점이다.
온열 질환의 예방을 위해서는 갈증을 느끼기 전에 물을 자주 마시고, 땀을 많이 흘린 경우에는 전해질 균형을 위해 단순한 물보다는 이온 음료를 마셔주는 것이 좋다.
또 기온이 높은 시간대에는 바깥 활동을 자제하는 것이 좋으며 운동은 햇볕이 강하지 않은 시간대나 시원한 실내에서, 평소보다 강도를 낮춰서 해야 한다.
특히 심혈관질환을 갖고 있거나 발생 고위험군들(흡연자, 당뇨 및 고혈압 환자)은 온열 질환에 수반해 급성심근경색, 급성뇌경색 등이 발생하기 쉬워 더 유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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