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가득 피어 있던
능소화꽃이
빗줄기 따라
힘없이 떨어진다
시든 모습 보이기 싫어서
그 빛깔 그대로
잎에 내린
빗물이 무겁다며
그냥 떨어진다
물빛이 든
주황색 꽃잎은
아직도 고운데
바람에 지지 않고
빗속에 지는
꽃의 상심을 누가 알겠는가
감추었던 서러움이
빗줄기 따라 흐른다
눈물인지 빗물인지
알지 못하게
꽃이 떠난 담벼락에
햇볕은 다시 드리우고
바람은 말이 없다
능소화꽃이 지는 슬픔을
아무도 모른 채
그렇게
비는 내렸다 그치고
가을은 또 찾아온다
시인 약력
ㆍ함안 출생
ㆍ‘서정문학’ 시 부문 신인문학상
ㆍ‘문학바탕’ 동시 부문 신인문학상
ㆍ시집 ‘내 그리움이 그대 곁에 머물 때’(2018)
‘너에게 꽃이다’
‘바람이 그리움을 안다면’
‘그대가 곁에 없어 바람에 꽃이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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