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장 포기로 오늘 결과 발표
잇따른 구속영장 기각 ‘고전’
60일간의 수사를 마친 드루킹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특별한 성과 없이 수사 연장을 스스로 포기하면서 27일 수사결과를 발표한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지난 24일 간소한 해단식을 마친 후 드루킹 일당과 김경수 경남도지사, 김 지사의 옛 보좌관 등 총 12명을 기소했다.
당초 특검팀은 수사 초기 검ㆍ경 단계에서는 밝히지 못한 드루킹 일당의 댓글 조작 진상을 규명할 거란 기대를 모았지만 수사 중간 각종 악재를 겪으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지난달 23일 고 노회찬 전 정의당 의원의 사망으로 정치권의 집중 포화를 받았고 잇따른 구속영장 기각으로 수사 동력이 꺾였다.
특검은 김경수 지사의 관사와 도청 집무실, 과거 국회 사무실을 전방위 압수수색을 실시하고, 김 지사를 두 차례 소환하며 수사의 속도를 냈다.
하지만 최대 승부수였던 김 지사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최악의 특검’, ‘정치 특검’이란 여권의 집중포화를 받은 특검은 수사 추진력을 상당 부분 잃었다.
이번 특검의 실패는 처음부터 예견됐다는 지적이 나오는 등 부실 덩어리 특검이었다.
특검이 이번 수사를 통해 그나마 얻은 성과는 ‘댓글 조작’ 추가 발견으로 이미 구속된 드루킹 일당 4명을 추가 기소한 것과 불구속 상태였던 ‘초뽀’ 김모 씨, ‘트렐로’ 강모 씨를 구속한 것이 전부다. 특검팀은 수사가 끝날 때까지도 확보한 증거의 분석을 마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역시 수사 개시 이후에도 드루킹 일당의 파주 느릅나무 출판사, 일명 ‘산채’의 출입을 제지하지 않는 등 수사 은폐, 축소 의혹을 받았다.
결국 수사 기간 연장을 요청할 명분이 부족해지자 특검은 역대 13차례의 특검 중 스스로 수사연장을 포기한 첫 사례를 남기며 막을 내렸다.
지난 6월 27일 공식 출범 이후 87명 규모로 운영된 특검팀에는 공소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인원만 남게 되고, 수사를 끝내지 못한 사건의 수사기록과 자료는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인계된다.
한편,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드루킹’ 여론 조작 사건의 수사기간 연장을 자진 포기한 허익범 특별검사팀을 겨냥, “김경수 지사의 말 바꾸기가 계속되고 국민적 의혹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에서 특검 수사가 종결되는 것이 개탄스러울 따름”이라면서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한 굴복임을 자인한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 “수많은 의혹을 남겨두고, 열다 만 판도라를 남겨놓은 채, 짐을 싸버리는 특검은 집권 여당 권력의 압박에 수사 자체를 포기하는 한심한 꼴이 됐다”고 일침을 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