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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중국인의 식인 야만성
고대 중국인의 식인 야만성
  • 경남매일
  • 승인 2018.08.27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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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상 명리학자ㆍ역사소설가
▲ 권우상 명리학자ㆍ역사소설가

춘추시대 제(齊)나라 환공은 국가의 모든 정사를 관중에서 맡기고 날마다 부인들과 함께 술이나 마시며 즐겼다. 이때 수초(竪貂)는 환공의 총애를 받는 미동(美童)이었다.

수초는 궁중 내정(內庭)에 가까이 있으려고 바깥에서 드나들기 불편하다 해 궁중에 머무르면서 환공을 섬겼다. 그러자 환공은 더욱 수초를 귀엽게 보고 총애하고 신망하고 잠시도 자기 좌우에서 떠나지 못하게 했다. 또한 제나라 옹읍(雍邑)에 한 사람이 있었다.

그의 이름은 무(巫)였다. 그래서 사람들은 옹무(雍巫)라고 불렀다. 옹무의 자는 역아(易牙)이며, 권모술책도 능하려니와 음식을 요리하는 솜씨가 대단했다. 어느 날 환공의 부인 위희(衛姬)가 병으로 드러누운 일이 있었다.

이때 역아는 오미(五味)를 갖춰 훌륭한 요리를 만들어 (衛姬) 바쳤다. 위희는 역아가 만든 음식을 먹고 병이 나았다. 그래서 역이는 궁중에 드나들게 됐다. 역아는 또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수초에게 아첨하기를 잊지 않았다. 이리해 수초는 역아를 환공에게 천거했다.

환공이 역아에 묻는다. “네 능히 맛난 음식을 만들 수 있느냐?” “만들 수 있습니다.” 환공이 역아에게 농조로 말한다. “일찍이 날 짐승과 네 발 가진 짐승과 버러지 종류의 갖은 생선 맛은 여러 번 봤으나 아직 사람 고기 맛은 어떤지 모르겠다.”

역아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물러갔다.
역아는 점심상에 찐 고기 한 쟁반을 바쳤다. 그 고기는 젖 먹는 염소새끼 고기보다 연하고 매우 맛이 좋았다. 환공은 다 먹고 난 후에야 역아를 불렀다. “그 무슨 고기관데 그토록 맛이 있느냐?” 역아가 아뢴다. “사람 고깁니다.” 그제야 환공은 크게 놀랐다.

“사람 고기라면 그걸 어디서 구했느냐?” 역아가 태연히 대답한다. “신의 큰 자식은 이제 겨우 세 살입니다. 신이 듣건대 임금께 충성하는 자는 가정을 돌보지 않는다고 합니다. 상감께서 아직 사람 고기를 맛보지 못하셨다 하기로 신은 즉시 자식을 죽여 요리를 만들었습니다.”

이 말은 듣고서 환공은 한참 있다가 “물러가거라”하고 분부했다. 그런 뒤로 환공은 자식을 죽이면서까지 임금을 섬기는 마음에 감동해 역아를 더욱 총애하고 신망했다. 그리고 내궁(內宮)에서는 위희가 역아를 극구 칭찬했다. 이는 동주(東周) 열국지의 기록이다.

중국 고대사를 연구하다 보면 ‘사람 고기’란 말이 자주 등장한다. 치열한 전쟁에서 이기면 적군 수장의 간과 쓸개를 뽑아 조상의 제단에 올려 신에게 전승(戰勝)을 알리는 사례는 적지 않다. 한(漢)의 황제 유방의 부인 여후는 모반을 한 혐의로 제후 팽월의 목을 베고 나서 시신을 고기로 포를 떠서 장육을 만들어 조그마한 함에 넣어서 제후 영포에게 보냈다.

영포는 함을 가지고 온 칙사에게 묻는다. “그 속에 무엇이 들었소이까?” “술안주로 만든 장육입니다.” “무슨 짐승의 고기로 만든 장육인가요?” 칙사는 머뭇거리다가 슬쩍 둘러대었다. “예, 그건 사슴의 고깁니다.” “사슴의 고기라 오래간만에 먹어 보겠군.” 영포는 사슴고기란 말에 함 뚜껑을 열어 고기를 한 두 점 집어서 입에 넣었다. 고기를 먹은 영포는 별안간 가슴이 꽉 막히고 비위가 뒤집혔다. 그리고는 이내 죄다 토해 버리고 말았다.

“바른대로 말해라 무슨 고기냐?” 칙사는 가까스로 입을 열었다. “사실은 팽월이 모반을 꾀하다가 발각돼 처형됐는데, 실은 팽월의 고깁니다.” “뭐라고?” 영포는 칼을 뽑아 칙사의 목을 내리쳤다. 춘추말기 유명한 도둑 ‘도척’은 매일같이 죄 없는 사람을 죽여 사람의 간을 회로 먹는 등 포악이 극에 달했다는 기록이 있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중국에서 식당 7곳이 음식 맛을 낼려고 마약을 넣었다가 적발됐다. 중국인의 야만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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