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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 금화사의 ‘생존’ 투쟁
김해 금화사의 ‘생존’ 투쟁
  • 오태영 기자
  • 승인 2018.08.27 20: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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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 “약속한 완충녹지 설치 이행해야”
김해시 “설치요건 미달… 무리한 요구”

 김해시 한림면 명동ㆍ병동산단이 조성되면서 산단 한가운데 섬처럼 남아있는 금화사가 사찰 생존을 위한 외로운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993년 설립된 금화사는 국내 유일의 노천사로 지역에서 명망이 높다. 2천700여 평의 사찰 경내 곳곳에 50여 개의 불상을 세워 법당이 아닌 노천에서 참선과 수행을 행하는 사찰로 전국의 주목을 받으면서 현재 2천800여 신도와 600여 명의 스님이 수행하는 지역의 중견사찰로 자리잡고 있다.

 이러던 사찰은 지난 2011년과 2014년 명동산단과 병동산단이 사찰을 가운데 두고 잇달아 조성되면서 위기를 맞았다. 현재 이 사찰은 56만여㎡에 달하는 두 산단 한가운데 남은 나지막한 야산에 섬처럼 덩그러니 남아 있다.

 금화사 측은 산단조성 초기 사찰 존립에 대한 대책 없이는 사업을 추진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김해시에 꾸준히 전달했다. 이를 통해 폭 50m 완충녹지를 준공 전까지 설치해 주겠다는 시의 받아냈다.

 그러나 사찰 보존에 가장 중요한 완충녹지 약속이 번복되면서 사찰과 김해시의 갈등이 증폭됐다.

 김해시가 완충녹지 설치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완충녹지 대신 폭 10~50m의 일반녹지와 법사면을 이용한 녹지로 대체한 것이다.

 사찰 측은 완충녹지 약속을 믿고 산단조성에 협조해 왔는데 준공을 앞두고 약속을 어겼다며 분개하고 있다. 사찰 생존을 위한 자구 조치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하고 준공이 임박한 이제 와서 배짱을 부린다는 것이다.

 사찰 측은 산단조성 초기인 2015년 사찰의 산단부지 편입에 대한 사찰 측의 의견을 보내 달라는 김해시의 공문에 대해 사찰의 완전 매각과 부분매각, 완충녹지 설치 등 4가지 안을 제시한 바 있다.

 사찰 측은 이후 완충녹지 설치 약속을 받고 매각이 아닌 사찰 존치로 방향을 틀고 완충녹지 설치 이행을 수년째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해시는 산단조성 초기 사찰 매각 대금을 올리기 위해 사찰이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당시 완전매각 안에 나온 매각금액은 부지와 지상물 포함 평당 330만 원으로 산단시행자 측이 제시한 30억 원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그러나 사찰 측은 김해시가 4가지 안 중 매각안에서 제시한 금액을 근거로 사찰이 매각금액을 올리기 위해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는 식으로 사찰의 이미지를 훼손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 사찰 주지 스님은 “지금의 녹지로는 노천사로서의 사찰 기능을 수행하기 불가능하다”며 “사찰 생존에 필요한 조치를 김해시가 해야 한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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