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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주도성장 둘러싼 치열한 논쟁
소득주도성장 둘러싼 치열한 논쟁
  • 경남매일
  • 승인 2018.08.30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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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형 서울취재본부 정치부장
▲ 이대형 서울취재본부 정치부장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대한 논쟁이 치열하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고용ㆍ가계소득 지표는 ‘소득주도성장 포기’가 아니라 오히려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라’고 역설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최근 제기되고 있는 ‘소득주도성장’ 비판에 대한 입장을 밝힌 것이다.

장 실장은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소득주도성장 정책’은 세 개의 축으로 구성돼 있다고 말했다. 첫째는 가계소득을 높이는 것이고 둘째는 가계의 생계비를 줄여 가처분소득(소득 중 소비ㆍ저축 등으로 소비할 수 있는 소득)을 늘리는 것. 셋째는 사회안전망과 복지를 확충해 실질적인 소득증대 효과를 높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는 장 실장의 입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영상 축사를 통해 “우리는 올바른 경제정책 기조로 가고 있다”며 밝힌 기조와 동일하다.

문 대통령은 “청년과 취약계층의 일자리, 소득의 양극화 심화, 고령화 시대 속의 노후 빈곤 문제를 여전히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중ㆍ하층 소득자들의 소득을 높여줘야 한다. 이것이 혁신성장과 함께 포용적 성장을 위한 소득주도성장과 공정경제가 더욱 다양한 정책수단으로 강화돼야 하는 이유”라고 했다. 흔들림 없는 더욱 강력한 정책추진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야당은 즉각 반발하며 책임론을 거론했다.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대위원장은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 정책을 탈무드에 실린 일화에 빗대 ‘엉터리 약을 더 쓰자고 하니 진단도 엉망, 처방도 엉망’이라고 비판했다. 한 남편이 병에 걸린 아내를 의사에게 데려가지 않고 기도에만 매달리다 아내가 죽게 된 탈무드 일화를 소개했다.

한 남편이 아픈 아내를 집에 두고 랍비(유대교 율법학자)를 찾아가 기도를 받은 뒤 “악마로부터 칼을 빼앗았다”는 랍비의 말을 믿고 돌아왔지만 그 사이 아내가 숨져 있었다는 이야기다.
지난 2017년 5월 10일 문재인 대통령의 1호 업무지시가 ‘일자리 위원회’ 설치였다. 대통령이 위원장 맡고, 청와대 집무실에 일자리 상황판을 놓았다. 그때만 해도 국민들은 기대했다.

1년 3개월이 흘렀다. 매달 열겠다는 일자리 위원회는 6번 열렸고, 지난 5월 이후에는 향후 계획도 없다. 야심 차게 시작했지만 급전직하는 일자리 지표 앞에 일자리 위원회는 설 자리를 잃고 있으며, 대통령 1호 업무지시는 궁색해졌다.

그럼에도 청와대는 계속 기다려 달라고 한다. 청와대 일자리 수석은 성과가 나려면 올 연말께는 돼야 한다고 한다. 직전 일자리 수석이 5월 기자간담회서 6월이면 성과가 날 것이라 했는데 청와대의 기대는 다시 반년이 미뤄졌다. 그러나 청와대의 진단을 보면, 반년 뒤 일자리 상황도 반등이 어려워 보인다.

청와대 진단의 핵심은 직접적으로는 생산가능인구의 감소와 조선, 자동차 등 제조업 업황의 악화 등이고, 간접적으론 가맹본부와 건물주의 횡포다. 그러나 청와대와 정부 여당의 일자리 감소 원인분석은 참으로 빈약하다.

하지만 문 대통령에 이어 장 실장까지 소득주도성장 고수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경제정책 방향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이 같은 논쟁을 지켜보는 서민들에게 소득주도성장이 옳다고 주장만 할 것이 아니라 이젠 개선된 경제지표로 증명해야 한다. 이전 정부의 실정 때문이라는 핑계를 대기에는 시간이 너무 지났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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