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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경남도ㆍ지방의회, 침묵의 카르텔 깨야
2018년 09월 02일 (일)
박재근 기자 jkpark@kndaily.com
   
▲ 박재근 대기자ㆍ칼럼니스트

국회 ‘특수활동비’가 논란 끝에 폐지된 후, 그 불똥이 업무추진비로 옮겨 붙었다. 그런데 경남도의회 등 지방의회 업무추진비 역시 국회특활비와 마찬가지로 ‘쌈짓돈’이라는 오랜 지적에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 경남도 등 도내 시ㆍ군도 요지부동이다.

 홍준표 전 경남지사는 “2008년 여당 원내대표 시절, 국회운영위원장을 겸직, 매월 국회대책비로 지급된 5천만 원가량을 현금화해 대책비로 쓰고 남은 돈은 집사람에게 생활비로 주기도 했다”고 밝혀 논란을 자초했지만 국민저항으로 국회는 폐지했다. 또 관행적으로 집행되던 교섭단체와 상임위원회 운영지원비, 목적이 불분명한 식사비 등 본연의 목적이나 국민정서에 부합되지 않는 집행도 중단하기로 했다.


 하지만 경남도와 지방의회 업무추진비 역시 국회특활비와 마찬가지로 ‘쌈짓돈’, ‘눈먼 돈’, ‘주머닛돈’이란 오랜 지적에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 영수증은 엉터리가 다수이고 어디에 썼는지 묻지도 따지지도 않으니 그야말로 ‘묻지 마 예산’ ‘깜깜히 예산’인 셈이다. 따라서 업무추진비 개선을 요구하는 여론의 비판이 더욱 들끓고 있다.

 업무추진비는 정책추진 등 공무(公務)를 처리하는 데 사용하는 예산이다. 그동안 사용기준의 모호함, 가라영수증 등 불명확한 정산방법, 업무추진비 과다 집행과 부당지출 등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됐지만 ‘쌈짓돈’으로 취급하는 관행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경남의 경우, 시대정신과는 달리 ‘눈먼 돈, 쌈짓돈’으로 취급되고 있다.

 특히 2016년 9월 28일부터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이 시행됐지만, 뿌리가 잘 못 박힌 ‘업무추진비’ 사용문화는 그대로이다. 법 시행에도 경고성 스티커 취급도 않는 게 현실이다. 그 원인은 경남도 등 지자체는 자체감사에 있다. 또 의결기관인 지방의회의 경우 집행기관(지자체)이 예산ㆍ정책에서 협조 받아야 할 ‘을’인데 제대로 된 감사가 가능한가에 있다. 따라서 지자체나 지방의회 모두 감사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감사를 실시하는 기관마저 영수증 등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회계감사를 감안할 경우, 무풍지대인 경남도는 오죽하겠느냐는 지적이다.

 광역 및 기초지자체 실ㆍ국, 광역ㆍ기초의회 의장ㆍ부의장ㆍ상임위원장은 연간 수천만 원에서 억대의 업무추진비를 집행하지만 감시의 눈길은 멀다. 사용내역도 공적수행과는 별 연관이 없는 밥값ㆍ술값, 선물 구입 등 업무추진이란 목적과는 달리, 집행되고 있다. 문제는 업무추진비가 개인적인 용도나 선심 쓰듯 하는 경우다.

 또 일부 의장단과 단체장의 업무추진비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사용내역이 제대로 공개조차 되지 않고 ‘접대’와 ‘홍보’라는 명목으로 상세 내용까지 가려져 있고 김영란 법을 핑계로 업무추진비 사용 잣대가 자의적이란 지적이다.

 재선인 부산시 A단체장은 업무추진비를 단 한 푼도 사용하지 않고 고등학교 무상급식비로 쓴다. 업무추진과 주민소통에 굳이 비싼 밥을 먹어야 하느냐는 것에서 타 지자체와 지방의회가 귀감으로 삼아야 할 일이다. 이런 자정의 노력이 없다면, 관련 조례를 제정하는 등 감시ㆍ견제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용돈처럼 제멋대로 쓰는 업무추진비의 부당집행에 대해서는 처벌과 함께 환수장치도 마련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당ㆍ정ㆍ청 전원회의에서 “특권과 반칙이 난무하고 공정하지도 정의롭지도 않은 사회, ‘이게 나라냐’라고 묻는 국민들의 그 지점이 바로 문재인정부가 출발한 지점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적폐청산을 과제로 제시했다. 그런데도 공공성이 담보돼야 할 (혈세)업무추진비를 쌈짓돈마냥 이용해서야 쓰겠는가.

 국회도 ‘세금도둑’이란 오명을 벗고 생산적인 국회로 거듭나려고 활동비를 폐지한 만큼, 민선 7기를 맞아 경남도 등 지자체나 지방의회도 또 다른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한 침묵의 카르텔을 깨야 한다. 어물쩍 미봉책은 도민저항과 반발이 불을 보듯 뻔한 만큼, 폐지에 버금가는 개선책을 마련한 후 도민 곁으로 다가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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