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21:09 (토)
진주터미널 결국 사람 죽였다
진주터미널 결국 사람 죽였다
  • 이대근 기자
  • 승인 2018.09.04 23: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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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개월 노인 2명 사망
버스ㆍ하차객 섞여 위험
오랜 지적에도 무대책
 

▲ 최근 진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인명사고가 잇따르면서 대책마련이 요구되는 가운데 4일 버스승객들이 진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하차하고 있다.

 최근 진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인명사고가 잇따르면서 대책마련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난 3일 오전 10시 15분 쯤 진주시 장대동 진주시외버스터미널 하차장에서 마산에서 진주로 운행하던 D여객 소속 시외버스(운전사 이모 씨)가 터미널 방향으로 걸어가던 A씨(78ㆍ함양군)를 치었다. 이 사고로 A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 치료 받았으나 숨졌다.

 경찰은 ‘승객을 내리고자 진주시외버스터미널 하차장으로 들어오다 이곳을 걸어가던 A씨를 미처 발견하지 못했다’는 버스 운전사의 진술에 따라 정확한 사고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앞서 지난 5월 26일에도 진주시외버스터미널 하차장으로 진입하던 시외버스가 보행자를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해 보행자 B씨(81)가 숨졌다.

 진주시외버스터미널의 하차장은 그동안 보행자와 버스가 뒤섞이는 복잡한 구조로 위험을 안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하차장의 하차 공간은 6개 주차선을 그어놓은 게 전부다. 대부분 시외버스터미널이 하차하면 바로 대합실(터미널)로 들어가는 구조와는 딴판이다.

 버스에서 내린 승객이 대합실로 들어가려면 하차 중인 다른 버스, 진입하는 버스를 피해 아슬아슬하게 총총걸음으로 움직여야 한다.

 동작이 느린 노인들은 항시 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다.

 또 출퇴근 시간대 시외버스가 한꺼번에 몰리면 도로 위에 승객을 내리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

 일부 버스는 하차장 쪽으로 나오는 일도 있어 사고위험은 더 커지고 있다.

 구조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지만 운수업체와 진주시의 대책마련은 미진하다.

 사고 뒷날 현장에는 감독이라는 모자를 쓴 직원 몇 명이 통제를 하는데 그쳤다.

 부산에서 왔다는 한 승객은 “버스에서 내려면 바로 대합실로 들어가는 구조라고 생각했는데 처음엔 황당했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들어오는 버스를 피하려 바쁘게 움직였다”고 말했다.

 한 보행자는 “출퇴근 시간대에는 차량이 엉켜 건널목 위에 정차 중인 경우가 많아 보행자 신호가 들어왔는데도 차량 때문에 건너는데 어려움을 겪는다”라고 말했다.

 이에 진주시와 진주경찰서는 4일 진주시외버스터미널 사고에 대한 현장점검과 대책을 논의했다.

 진주시외버스터미널은 지난 1974년 11월 현재의 6천700m²터에 들어섰다. 30년이 넘어서면서 시설 노후화와 도심차량정체 유발 등의 이유로 그동안 여러차례 이전 논의가 있었지만 성사되지 못했다.

 시는 개양 오거리 인근 가호동에 7만여m²를 복합터미널 터로 지정하고 2020년까지 시외버스와 고속버스터미널을 함께 옮길 예정이다. 하지만, 조규일 진주시장이 기존의 시외버스터미널을 존치한다고 밝힌 바 있고, 인근 상인들의 반발도 있어 이전이 정상적으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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