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간신문
은 종
수만 개의 언어들이 새벽길에 오른다
주먹 쥔 팔짱 사이로 쏴 하는 공기가
입김을 불며 따라온다
크고 작은 섬들에 이르면
글을 실은 낙하산이 내려앉고
밤새도록 컬러 립스틱으로 찍은 입술들이 쏟아져 내린다
미끄러운 목젖으로
저 거친 활자들을 삼키는 것은 위험하다
눈과 귀에 여과지를 갖다 대면
선명하게 색상이 들어오고
소리는 청명한 아침의 숲길을 연다
지구를 밟고 온 고된 발자국을 더듬으니
사각사각 잉크 냄새가 코를 자극하고
오늘 같은 내일 말고
당신이 읽는 아침으로 또다시 찾아올 거야
시인 약력
ㆍ함안 출생
ㆍ창원대 독어독문학과
ㆍ독서치료 프로그램 개발 독서지도ㆍ심리상담사로 활동
ㆍ시집 ‘식탁에 앉은 밭이랑’(2016년) 발간
ㆍ시집 ‘물방울 위를 걷다’(2017년)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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