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말라 죽은 듯 웅크리고 앉아
차디찬 해석위로 몸 붙어 지낼 때
발 디딘 쉰일곱마디 새움 돋고
여든 아홉 크고 작은 섬
세상 시름 다 받아내었다
얌체 더부살이 초종용
매운맛 콩다닥냉이
두루미 날개 무학초 풋내 풍긴다
암수 꽃 따로 피는 가는갯는쟁이
어부 비상식량 서도의 왕호장근
솜털 낸 열매 박쭈가리
열렬한 뙤약볕 속에서 익어가네
중풍 예방 청려장 흰 명아주
허준 스승 유의태 위암 고치는 번행초
밤낮 구분 없이 모두를 반기는 해국
어느새 단풍과 어우러진다
거센 파도 지그시 깔고
왜구의 망말 부릅뜬 눈 꼿꼿한 자세로 몰아내고
동ㆍ서도 그 척박한 땅에서
살며시 안겨드는 해풍 한 자락 맞이한다
평설
따옴시는 한국독도문학작가협회에서 주최한 ‘제8차 독도사랑 시응모부분’에서 대상을 차지한 작품이다. 황무지이자 바위로 된 섬에 이렇게 많은 생소한 식물들이 자생한다는 점을 은유서정으로 풀어낸 것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안태봉 시인>
시인 약력
ㆍ거제 출신
ㆍ호 ‘동암東岩’
ㆍ시마당 제21기 시창작교실 회장
ㆍ시를짓고듣는사람들의모임 부회장
ㆍ계간 시와수필 등단
ㆍ황령문학회 동인
ㆍ한국독도문학작가협회 이사
ㆍ부산사투리보존협회 자문위원
ㆍ부산시의회의장 감사장(2017ㆍ 2ㆍ28)
ㆍ호국보훈의달추념시응모전
ㆍ부산광역시문인협회우수상 수상 외 다수
ㆍ시집 ‘그리운어머니, 눈물이 거름되어 꽃이 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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