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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철 전염병 ‘쯔쯔가무시’ 유의
가을철 전염병 ‘쯔쯔가무시’ 유의
  • 경남매일
  • 승인 2018.09.10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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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모세 갑을장유병원 내과 전문의

 더웠던 여름이 가고 선선하고 청명한 가을이 오는 시기다. 이 시기부터 사람들이 야외 활동을 많이 하는데, 이때 병원을 찾게 만드는 병이 있다. ‘쯔쯔가무시’라는 병이다. 지금부터 쯔쯔가무시는 어떤 병인지 알아보겠다.

 주로 10~11월에 발생하며 가을철 유행성 열성 전염병 중에 가장 흔하다. 이 질병은 치료하면 사망에 이르는 경우는 거의 없으나 치료하지 않으면 30%까지 사망할 수 있으므로 초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아주 중요하다.

 쯔쯔가무시(Tsutsugamushi, Scrub typhus) 병은 야생쥐 등에 기생하는 진드기의 유충이 사람을 물어서 ‘쯔쯔가무시균’이라는 세균이 피부를 통해 몸 안으로 들어와 발병한다. 진드기가 알을 부화시키기 좋은 곳은 풀숲이 우거진 지역으로, 벌목이나 홍수 후에 다시 생긴 숲이나 짚단이 많이 있는 시골, 도시 외곽 등이 있다. 진드기 유충에 물리는 걸 느끼는 사람은 거의 없으며, 가려운 것을 잘 못 느끼는 경우도 많다.

 일반적으로 유충에 물리고 6~21일(보통은 8~10일) 정도 있다가 잠복기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2~3일 정도로 느끼는 사람들도 꽤 있다.

 처음엔 고열, 두통, 근육통, 기침, 소화 불량 같은 증상만 있어 감기 몸살인 줄 아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독감 유사 증상의 몸살이 지나고 4~6일이 지나면 전신에 발진이 생기고 고열, 피부 발진, 물린 흉터, 임파선 부종이 생길 수 있다. 그 외에 안통, 마른기침, 피로감이 있으며 심한 경우에는 2주 후 손발 떨림, 경련, 목의 뻣뻣함, 언어 장애가 생길 수 있다.

 유충에 물린 자리는 모기에 물린 것처럼 벌겋게 붓고, 부어오른 가운데 부분이 괴사돼 녹게 된다. 그래서 노랗거나 검은 딱지가 생기고 그것을 가피(eschar)라 해 모양만 봐도 바로 진단할 수 있을 정도의 특징이 있다. 가피는 본인이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고, 주로 겨드랑이나 사타구니, 가슴이나 배 등 몸 안쪽에 생겨 민망함에 본인이 병원에 와서도 숨기는 경우가 많다. 특이하게는 항문 주위나 귀 안쪽에 물린 사람들도 있다.

 쯔쯔가무시는 걸리면 항체가 생겨 면역이 높아지지만, 1~3년 정도 지나면 면역이 소멸돼 다시 앓을 수 있다. 이는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치명적인 병으로, 독시사이클린(doxycycline)이라는 항생제가 효과가 있고, 항생제를 사용하면 치사율이 40%에서 2%로 급감한다.

 아무리 좋은 치료가 있다고 하더라도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아래는 예방법이다.

 △풀밭 위에 옷을 벗어 놓거나 눕지 말 것 △휴식 및 새참 먹을 때 돗자리를 펴서 앉고, 사용한 돗자리는 햇볕에 말릴 것 △작업 중 풀숲에 앉아서 용변을 보지 말 것 △작업 시 기피제를 처리한 작업복과 토시를 착용하고, 소매와 바지 끝을 단단히 여미고 장화를 신을 것 △밤 줍기, 등산, 성묘 등 야외 활동 시 긴소매 옷과 양말 등을 착용하고 기피제를 사용할 것 △작업 및 야외 활동 후 샤워나 목욕을 통해 진드기를 제거할 것 △작업 및 야외 활동 후 작업복, 속옷, 양말 등을 세탁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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