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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이용한 농업형질 개선
소리 이용한 농업형질 개선
  • 경남매일
  • 승인 2018.09.10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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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미정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생물소재공학과

 음파(소리)는 물체가 진동을 일으켜 공기의 압력차로 인해 발생하는 파동으로 음파의 특성을 이용한 칫솔이나 저주파 치료기 등 음파를 이용한 기술은 우리의 생활 속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러한 음파는 사람과 동물뿐만 아니라 식물에도 영향을 끼치는데 고착생활을 해야 하는 특성상 식물은 생존에 불리한 환경에 처했을 때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다양한 기작을 보유하고 있다. 예를 들어 병해충의 공격이나 고온 혹은 건조와 같은 환경에 놓였을 때 식물은 이를 일종의 외부자극(신호)으로 인지하고 이를 세포 내로 전달하는 복잡한 신호전달과정을 거친다. 전달된 신호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유전자들의 발현이 조절됨에 따라 식물이 자체보유하고 있는 방어기작이 작동되고 최종적으로 불량환경을 극복하게 된다.

 연구팀은 기 보고된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식물에 어떤 특정 음역대의 음파가 처리되면 이를 신호로 인지하고 반응할 것이라는 가설을 설정했다. 다양한 특정 음파를 식물체에 처리한 결과 다수 유전자들의 발현이 조절되는 결과를 확인했던바, 후속으로 농업현장 활용성에 관한 연구를 수행했다.

 특정 음파를 수확 후 토마토에 처리한 결과 숙성이 지연되는 현상을 확인했다. 음파처리에 의한 숙성 지연의 원인을 밝히고자 음파처리 토마토와 처리하지 않은 무처리 토마토의 전사체를 분석했다. 무처리에 비해 음파처리 토마토에서 과실의 숙성을 촉진시키는 에틸렌(일명 ‘노화호르몬’) 생합성 관련 유전자들의 발현은 현저히 감소했고 세포벽 구성에 필요한 유전자들의 발현은 증가된 결과를 확인한 바, 토마토 과실이 오랫동안 신선하게 유지되는 원인을 일부 확인했다. 또한 잿빛 곰팡이병 및 역병과 같은 병원성 곰팡이에 의한 발병률의 감소를 확인하는 한편, 최근 건강 기능성 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는 새싹채소에 특정 음파를 처리해 대표적 항산화물질인 비타민C와 플라보노이드 함량의 증대를 확인한 바 있다.

 최근 다양한 작물에 대한 유전체 분석이 완료되면서 각 유전자들의 기능을 용이하게 확인할 수 있게 됨에 따라 농업형질 개선에 필요한 유전자도 손쉽게 골라낼 수 있다. 음파처리 기술은 원하는 유전자의 발현을 인위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최적의 음역대를 선발하고 필요한 시점에 처리해 목적하는 농업형질을 개선할 수 있는 신개념의 농업기술로서 농업분야 외에 다양한 산업현장에도 활용 가능한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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