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15:29 (금)
과민성대장증후군, 원인 파악이 우선
과민성대장증후군, 원인 파악이 우선
  • 이광재
  • 승인 2018.10.01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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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광재 경희의료원 교육협력 중앙병원 소화기 내과 부장

 과민성 장 증후군은 기질적 원인이 없이 반복되는 복부 팽만감 등의 복부 불편감 및 복통, 이와 더불어 설사, 변비 등의 배변 습관의 변화를 동반하는 대표적 기능성 위장관 질환으로 전 세계적으로 인종, 나이, 성별과 관계없이 흔한 질환이다. 과거에는 신경성 질환으로 병태생리가 잘 알려지지 않은 관심 밖의 질환이었으나, 현대사회의 발달과 함께 전반적인 유병률의 상승으로 최근에는 많은 연구를 통해 그 병태 생리의 많은 부분이 밝혀지게 되고 치료약제의 개발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과민성 장 증후군은 아직 생물학적 표지자가 밝혀져 있지 않아 직접 진단에 이용할 수 있는 생물ㆍ생리ㆍ해부학적 특징은 없다. 따라서 유사한 증상을 유발할 수 있는 여러 기질적 질환을 배제한 후에 진단하게 된다.

 과민성 장 증후군의 증상은 장기간 지속하기도 하고, 장기간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 또 과민성 증후군은 위장증상과 장외 증상으로 나눠 볼 수 있다.

 위장증상의 대표적인 예로는 복통인데 복통은 있다가 없어지기도 하며 경련성으로 나타날 수 있다. 또한 복부 어느 부분에서도 나타날 수 있지만 주로 하복부에 발생하며, 환자는 복통을 ‘배가 아프다, 쥐어짜는 듯하다, 우리하다, 뻐근하다, 콕콕 찌른다, 아리다’ 등 매우 다양하게 표현한다.

 여성 환자들의 경우 생리 전 또는 생리 중에 증상이 심하게 나타나며, 복통에는 못 미치는 불편함 또는 좋지 않은 느낌으로 ‘배가 답답하다, 속이 찬 것 같다, 냉하다’ 등으로 다양한 복부 불편감도 호소한다.

 이외에도 주 3회 미만의 배변, 하루 3회 이상의 배변, 무른 변 혹은 물 설사, 배변 시 과도한 힘주기, 배변 시 급박감, 배변 후 잔변감, 하얀 점액성 배변 등의 증상들이 있다. 장외 증상에는 상부위장관 및 정신적 증상(불안, 우울)을 많이 호소하며 두통, 근육통, 요로계 증상(빈뇨, 급박감, 잔뇨감 등), 피로, 수면장애 등도 있다.

 이러한 다양한 증상은 실제 여러 기질적 질환(대표적으로 위궤양, 염증성 장 질환, 악성종양, 담도 및 담낭질환 등)에서도 나타날 수 있으므로, 증상만으로 과민성 장 증후군을 진단할 수는 없다. 그렇기에 기본적으로 자세한 병력 청취 및 이학적 검사 후 증상에 따라 혈액검사, 복부 초음파나 CT 등의 영상학적 검사 및 위ㆍ대장내시경 등 기질적 질환을 배제하기 위한 다양한 검사가 필요하다.

 특히 50세 이상에서 장 증상이 새로 발생한 경우, 장 증상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악화되는 경우, 배변의 변화가 동반된 경우에는 대장내시경 검사를 포함한 충분한 검사가 이뤄져야 한다.

 이러한 여러 검사를 통해 증상을 유발할 만한 기질적 질환이 배제된 후에는 치료 전략을 세우게 되는데, 질병의 경과와 증상의 중증도, 음식 및 배변과 관련된 증상, 기능적 장애의 정도 및 정신 사회적 문제 등을 총체적으로 파악한 뒤 이에 근거해 결정해야 한다. 환자의 대부분은 경증의 증상을 가지는데, 통상적으로 경증 증상은 주로 내장 과민성이나 이상 감각과 관련되므로 장관에 직접 작용하는 약물을 사용하게 되고, 중증은 종종 정신 사회적 문제와 연관돼 정신과적 치료와 항우울제를 병행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공통으로 증상을 일으키는 음식은 가능한 피할 것을 권유한다.

 아울러 최근에는 장내 세균의 과증식이 원인에 관여될 가능성을 제시하면서, 장내 세균을 정상화하기 위한 정장제 및 항생제투약에 대한 연구가 많이 진행되고 있으며, 효과가 있다고 종종 보고되고 있다. 이에 진료실에서도 종종 처방되는 실정이다.

 결론적으로 과민성 장 증후군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우선 진단기준에 맞춰 정확한 진단을 내려야 하고, 치료는 증상 자체가 만성 경과를 취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의사ㆍ환자 간 신뢰를 바탕으로 질병에 대한 충분한 교육 및 이해가 이뤄져야 한다. 또한 환자 증상에 맞춰 적절한 약물치료 및 식이조절이 필요하며, 중증 환자는 정신과적 동반문제를 염두에 두고, 항우울제 및 항불안제 등을 고려한다면 만성적인 불편감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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