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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112 허위 장난 신고 하루 63건
경남 112 허위 장난 신고 하루 63건
  • 김용구 기자
  • 승인 2018.10.18 17: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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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처벌 강화 필요”

 지난 17일 오후 6시 25분께 ‘누군가 납치당한 것 같다’는 신고전화가 경남지방경찰청 112종합상황실에 접수됐다.

 창원시 마산합포구의 한 도로에서 승합차 뒷좌석에 탑승한 한 남성이 버스 안에 있던 자신에게 ‘납치당했으니 경찰에 신고해달라’고 요청했다는 내용이었다.

 비상 상황이라고 판단한 경찰은 강력사건 등 최우선 출동상황인 ‘Code 0’(코드 제로) 지령을 내리고 지역 순찰차 등을 동원해 해당 승합차의 위치 추적에 나섰다.

 경찰은 신고가 접수된 지 1시간 만인 이날 오후 7시 30분께 같은 지역 한 모텔에서 해당 차량과 탑승자들을 발견했다.

 경찰조사 결과 버스 승객에게 신고를 요청한 A(48)씨는 술을 마신 뒤 장난삼아 신고를 요구한 것으로 파악됐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경찰은 업무를 중단한 채 해당 차량을 쫓느라 경찰력을 허비해야만 했다.

 이에 앞서 지난 16일 사천에서는 만취한 40대 남성이 공항 콜센터에 전화를 걸어 “비행기를 폭파하겠다”고 협박해 신고가 접수, 경찰 등이 대대적으로 공항을 수색했지만 끝내 폭발물은 발견되지 않았다.

 또 지난 12일에는 재물손괴 혐의로 벌금을 선고받은 데 앙심은 품은 50대 남성이 2시간 동안 80번 넘게 112에 허위 신고를 하다가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병훈(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년간 경남 경찰이 112신고로 출동한 271만 78건 가운데 허위ㆍ장난ㆍ오인 신고가 11만 4천390건을 차지했다. 도내에서 하루 63건 꼴로 경찰력이 낭비되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허위 신고율을 줄이기 위해서는 허위 신고를 가볍게 생각하는 사회적 인식 전환은 물론 관련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항규 경남대 경찰학과 교수는 “허위 신고를 하면 결국 경찰에 검거된다는 사실을 명확하게 인식시켜야 한다”며 “적발돼도 경범죄 처벌법에 의해 벌금형에 처하는 게 고작이라 처벌 수위도 올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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