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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균형 망치는 ‘예비타당성조사’
지역균형 망치는 ‘예비타당성조사’
  • 박재근 기자
  • 승인 2018.10.21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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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완 의원 “경제성 중심 평가하면 불균형 심화”

경남도 ‘조사설계 시 지역균형 확대 등 개선’ 지적

 국감에서 대규모 국책사업 시행여부를 검토하는 예비타당성 조사가 ‘지역균형’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 경남도 관계자는 “경제성만을 중심으로 평가한다면 오히려 지역불균형을 심화시킬 수밖에 없어 예비타당성 조사설계를 경제성은 줄이고 지역균형 항목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따라서 경남도는 지역현안인 서부권 KTX 건설사업이 낙후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예비타당성 조사가 면제돼야 한다고 건의했다.

 도는 건의문에서 “1968년 착공 후 지지부진한 김천~거제 간 KTX 건설은 경제성만으로 결정될 수 없는 사안이다”고 지적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장병완 의원(민주평화당, 광주 동남갑)이 2001~2018년까지 189건의 한국개발원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사업시행 결정 시 지역균형이 제대로 고려되지 못하고 대부분 경제성만으로 결정됐다.

 예비타당성 조사는 500억 원이 넘는 대형 국책사업 시행 전 의무적으로 타당성을 심사하는 것으로 과거에는 경제성만으로 평가해 수도권 집중, 지방 소외 현상이 나타났다.

 이에 정부는 지난 2006년부터 ‘종합평가 방법’을 통해 ‘경제성’ 항목에 추가로 ‘지역균형발전’과 ‘정책성’ 항목을 포함시켜 종합적 분석을 하고 있다. 그런데 새로운 제도 도입 이후에도 여전히 지역균형 등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경제성이 사업 시행의 지배적 영향이라는 분석결과가 나온 것이다.

 장 의원은 “2001년부터 2018년까지 시행한 예비타당성 조사 189건 가운데 경제성이 사업시행에 일관되게 영향을 미친 사업은 181건이며 이를 벗어난 것은 8건으로 전체의 4.2%에 불과하다”면서 “이는 통계적으로 무의미한 수치로 새로운 제도의 도입 효과가 없다는 것을 입증한다”고 밝혔다.

 또 경제성 점수가 최종 사업 시행결정을 위한 종합평가 점수에 미치는 통계적 상관관계도 0.754로 나타났는데 장 의원은 “이는 통계적으로 매우 높은 상관관계가 미친다는 과학적 증명”이라며 “결국 경제성이 전체 평가 점수에 매우 높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는 원인은 정부의 예비타당성 운용지침의 항목별 가중치 중 경제성이 지나치게 높기 때문인데 장 의원은 “예타 종합평가는 100점 중 50점을 넘으면 사업을 시행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 항목 중 경제성 항목의 최대치가 50%”라면서 “극단적으로 경제성이 최대 값인 50점을 받으면 ‘지역균형’, ‘정책성’을 0점 받아도 사업이 시행될 수 있다는 맹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장병완 의원은 “정부의 대규모 국책 사업은 대부분 SOC 사업으로, 이는 지역균형발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면서 “사업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무조건 경제성만을 중심으로 평가한다면 오히려 지역불균형을 심화시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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