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17:13 (토)
필로티 구조ㆍ드라이비트 화 키워
필로티 구조ㆍ드라이비트 화 키워
  • 김용락 기자
  • 승인 2018.10.22 20: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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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 대량 유입… 불 쉽게 번져

연기 퍼지는 장면 CCTV 포착

 지난 20일 발생한 김해 원룸의 참사에는 이 건물이 화재에 취약한 필로티 구조에 드라이비트 공법으로 건축된 것이 한 요인으로 지목된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 건물은 지상 4층, 건물면적 642㎡ 규모로, 1층은 필로티 구조 주차장으로 2∼4층에는 모두 15가구가 거주한다.

 이번 화재는 발생 20여분 만에 꺼졌지만 비교적 짧은 시간 급속하게 번지며 큰 피해를 냈다.

 그 원인으로는 필로티 구조와 드라이비트 공법 등이 꼽힌다.

 두 요인은 지난 2015년 경기도 의정부 대봉그린아파트 화재(130명 사상)와 2017년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69명 사상)에서도 피해를 키운 공통 요인으로 지목된 바 있다.

 필로티 건축물은 불이 나면 확 트인 사방에서 공기가 대량 유입돼 불이 쉽게 번지는 취약성을 안고 있다.

 건물 외벽에 스티로폼 등 가연성 소재를 붙이고 석고나 시멘트를 덧붙이는 마감 방식인 드라이비트는 가격이 저렴하고 시공이 간단하지만, 화재 시 불길이 빠르게 번지고 유독가스를 내뿜어 인명피해 우려가 크다는 지적을 받는다.

 실제 당시 주차장 외부를 비추던 CCTV를 보면 행인이 화재를 최초 인식한 것으로 보이는 순간부터 화면상 연기가 보이기 시작한 순간까지는 30초가량이 걸렸다.

 이후 새카만 연기가 화면에 보이는 건물을 가득 메우기까지는 10여초 밖에 걸리지 않았다. 해당 건물은 연면적 상 현행법이 정하는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 대상이 아닌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게다가 가구별로는 단독 경비형 감지기가 설치돼 있었지만, 이는 가구 안에서 불이 났을 경우 해당 가구에만 벨을 울려줄 뿐이고, 주차장에 불이 났을 때 전체 건물에 이를 알려주는 경보시설은 없었던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경찰은 21일 오전 10시 30분께부터 화재 현장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방당국과 합동감식을 벌이는 등 본격 원인 규명에 나섰다.

 경찰은 오후 1시께까지 발화 지점으로 추정되는 주차장 내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봤다.

 경찰은 감식 결과 필로티 구조의 원룸 건물 1층 주차장 천장에서 불이 시작한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경찰은 천장에 있는 전등 부근에서 전기적 요인으로 불이 났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전등 배선에서 단락흔이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해당 건물 1층에는 전기 누전 때 작동하는 차단기가 내려져 있었고, 2∼4층은 별다른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주차장 내부 CCTV도 국과수에 맡겨 복원을 진행 중이다.

 경찰은 23일 오전 11시 한 차례 더 합동감식을 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내일 마지막으로 합동감식을 실시해 원인을 최종 규명할 계획”이라며 “전기적 요인으로 불이 났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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