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인 4세의 안타까운 죽음
김해 원룸 화재로 3자녀 중 2명 숨져
부모 “장례 끝나면 한국 떠나고 싶다”
지난 20일 저녁 발생한 김해 원룸 화재로 숨진 아이들이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한국에 일하러 온 고려인 3세의 자녀들인 것으로 밝혀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지난 20일 김해시 서상동 한 4층 원룸 건물 1층 주차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숨진 이는 우즈베키스탄 국적의 고려인 3남매 가운데 2명이다.
남매 중 남은 1명과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이들 남매의 이종사촌도 위중한 상태다. 사망하거나 중상을 입은 4명 모두 화재 당시 한 방에 있다가 변을 당했다.
원룸 주차장에서 발화한 것으로 보이는 화재는 4층짜리 건물 2층을 화염과 연기로 순식간에 휩싸이게 했다.
2층 거주자는 우즈베키스탄 국적의 고려인 3세 이주민과 그 자녀들이었다.
방 2개짜리 원룸에 고려인 3세 부부와 이들의 4살 아들, 12살 아들, 14살 딸 등 일가족 5명과 3남매의 이모와 이종사촌인 13살 남자아이 등 7명이 함께 살았다.
공교롭게도 불이 나기 전 어른 3명은 장을 보러 나가 집을 잠깐 비운 상태로, 불이 날 당시 원룸에는 아이들 4명밖에 없었다.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불과 20여분 만에 불길은 잡았지만 4살 막내는 연기를 많이 들이마시는 등 다친 정도가 심해 병원으로 이송 도중 숨졌다.
14살 큰딸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 이날 오후 숨졌다.
고려인 3세 부부는 지난 2016년 7월 말 취업방문비자로 입국한 합법 체류자들로, 부부는 김해시 주촌면, 진영읍의 중소기업에서 일했다.
부부는 낮 동안 직장에 있을 때 원룸 인근 김해교회 어린이집에 막내를 맡겼다.
둘째는 초등학교, 첫째는 중학교를 다녔다.
올해 8월에는 이모와 조카까지 입국해 함께 살아왔다.
아이들은 아직 한국말이 능숙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화재 당시 아이끼리만 있어 ‘불이야’란 한국말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했던 것으로 보여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이들 부모는 아이들의 장례 절차가 마무리되면 한국을 떠나고 싶다는 의사를 주변에 전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