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19:17 (금)
거제 엽기 폭행 목격자들이 제압
거제 엽기 폭행 목격자들이 제압
  • 한상균 기자
  • 승인 2018.11.01 18: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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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범죄 직감 “무슨 짓이냐” 말려

제압 과정 피의자 폭행… 처벌 받을 뻔

 속보= 폐지를 줍던 50대 여성을 무차별 폭행해 숨지게 한 거제 20대 남성의 검거는 이를 목격한 같은 또래 남성들의 제압으로 가능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1일 자 4면 보도>

 지난달 4일 오전 2시 36분께 거제시 한 크루즈 선착장 인근을 친구들과 차를 타고 가던 20대 A씨는 눈으로 보고도 믿기 힘든 광경에 깜짝 놀랐다.

 체구가 커다란 남성이 여성으로 보이는 사람 한 명을 길가에서 끌고 다니는 모습을 목격한 것이다.

 강력범죄임을 직감한 A씨는 친구들과 의논해 이 남성을 제지하기로 결정했다.

 차에서 내려 친구들과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여성은 의식을 잃은 채 하의가 무릎까지 내려온 상태였다.

 무슨 짓이냐고 따지자 이 남성은 ‘상관 마라’는 식으로 쏘아대며 그 자리에서 도망가려 했다.

 범인임을 직감한 이들은 주먹으로 얼굴 등을 몇 차례 때리는 등 물리력을 동원해 이 남성을 현장에서 제압했다.

 이 남성은 이들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현장에서 체포됐다.

 조사 결과 피의자 B씨(20ㆍ남)는 만취한 상태에서 크루즈 선착장 인근 길가를 배회하던 피해자 C씨(58ㆍ여)에게 다가가 다짜고짜 수십차례 때린 것으로 확인됐다.

 얼굴과 복부 등을 주먹과 발로 20여 분가량 폭행한 뒤 C씨가 의식을 잃자 도로 주변으로 끌고 다니다 A씨 일행에게 제압당해 체포된 것이다.

 의식을 잃기 전 C씨는 무릎을 꿇고 살려달라고 B씨에게 애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C씨는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치료를 받던 중 끝내 숨졌다.

 B씨는 “술에 취해 왜 그랬는지 기억나지 않으며 그곳을 왜 갔는지도 모르겠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입대를 앞두고 있던 무직인 B씨는 거제에서 아르바이트하며 가족들과 함께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C씨는 남편과 자녀 없이 홀로 지내며 가끔 폐지를 주워 생계를 이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상해치사 혐의로 B씨를 검찰에 송치했으나 검찰은 범행에 고의성이 있다고 판단, 혐의를 살인으로 바꿔 구속기소했다.

 경찰 관계자는 “목격자 일행이 B씨를 제압하는 과정에서 물리력이 동원돼 B씨가 이들을 폭행 혐의로 고소할 수 있었다”며 “그러나 B씨가 ‘내 잘못으로 벌어진 일’이라고 말하며 그냥 넘어가 목격자들이 처벌받을 일은 없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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