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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주민마저 외면한 ‘이순신 순국제전’
지역주민마저 외면한 ‘이순신 순국제전’
  • 박성렬 기자
  • 승인 2018.11.05 17: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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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부족ㆍ시기 부적절… 예산낭비 지적

 지난 2일과 3일 남해군 고현면 이순신 순국공원에서 펼쳐진 ‘제2회 이순신 순국제전’이 기획력과 홍보부족, 부적절한 시기 등의 문제로 관광객뿐 아니라 지역민들조차 외면한 예산만 낭비한 축제였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남해군은 도비 4천500만 원을 포함한 1억 6천만 원의 예산을 들여 이순신 장군의 순국 제420주년을 기념하고 순국공원을 널리 알리기 위해 이순신 순국제전을 개최했다.

 올해로 2회째를 맞은 이번 행사는 이순신 운구행렬 재현과 발인제 등의 주요행사와 순국공원 가을콘서트, 불꽃놀이를 비롯한 14여 개의 크고 작은 행사와 체험, 전시로 채워졌다.

 하지만 축제 첫날 축제장을 찾은 탐방객은 200여 명에 불과해 썰렁한 분위기였다.

 축제관계자와 공무원을 빼면 축제를 찾은 탐방객은 50여 명에도 미치지 못해 동네잔치가 부러울 정도로 적막했다.

 특히 개막식에 참석했던 내빈들마저 서둘러 자리를 떠나자 지역민 10여 명만 남아 축제장을 지켰다.

 개막식에 참석했던 장충남 군수 역시 이날 열린 남해군생활체육대축전에 참석차 자리를 뜬 후 돌아오지 않았다.

 구태의연한 새로운 콘텐츠 부족도 도마 위에 올랐다. 축제마다 항상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각종 공연, 체험행사 프로그램이 대부분이어서 행사 내용 채우기에 급급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기존 봄에 개최됐던 축제가 11월로 변경되면서 저녁시간 쌀쌀해진 날씨도 축제 부진에 한몫을 차지했다. 관광객들의 입을 즐겁게 해줄 먹거리가 턱없이 부족했고 그나마 체험 부스와 음식 부스 역시 해가 채 지기도 전에 철수했다.

 남해읍 주민 A씨(42)는 “남해군이 거액의 예산을 들여 개최한 이번 축제가 관광객은 둘째치고 지역민들에게도 외면받은 망한 축제였다”며 “주민들의 자긍심과 지역홍보를 극대화할 수 있는 축제가 필요하지만 특성도 없고 행사 내용도 비슷비슷해 차별화가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단순히 축제 기획 등의 문제를 이벤트 업체에 모두 떠맡길 것이 아니라 순국제전만이 가진 주제의 독창성을 살릴 수 있는 특색있는 콘텐츠 개발에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군 관계자는 “워낙 광장이 넓어 탐방객을 집중시키기가 쉽지 않았다”며 “이번 행사는 이순신 장군의 순국을 기리는 제전 행사였지 지역축제로 평가할 수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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