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09:36 (금)
겸손하게 살면 미소가 보인다
겸손하게 살면 미소가 보인다
  • 노동호
  • 승인 2018.11.12 18: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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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호 하동문화원장

 사람에게는 세 종류가 있다고 한다. 배우지 않아도 잘하는 사람, 배워서 잘하는 사람, 배워도 되지 않는 사람을 말한다. 그리고 바보와 백치의 두부류가 있다. 바보는 정직하게 스스로 옳다고 믿는 것은 결과를 따져보거나 좌고우면 하지 않고 올곧게 밀어붙여 어려운 난관도 돌파해간다. 허나 백치(白癡)는 머릿속이 텅 비어서 옳고 그름의 판단 없이 누가 무얼 시키면 시키는 대로만 하는 부류를 말한다. 나 스스로 어떤 부류, 어떤 종류의 사람인지를 되돌아보면서 스스로를 성찰해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우리는 바보나 백치 그리고 배워도 안 되는 어리석은 사람이 돼서도 안 되지만 너무 똑똑한 짓만 하면서 남이 알아주지 않는 엘리트 의식에 사로잡혀 일을 망치거나 사태를 난감하게 해서도 안 된다. 그래서 원로 성직자께서는 “모든 사람은 죽음에 쫓기는 신세이므로 오늘의 모든 인연과 배움, 성장에 감사하고, 집착과 원망이나 부정적인 감정을 날려 보내고, 기쁘고 고요한 마음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가르침과 함께 너무 잘살려고 하면 역효과가 나므로 그저 물 흐르는 대로 순리를 거역하지 말고 겸손하게 살아가라고 강조하셨다.

 목민관의 지침서인 목민심서에도 “겸손은 사람을 머물게 하고, 칭찬은 사람을 가깝게 하고, 넓음은 사람을 따르게 하고, 깊음은 사람을 감동케 하니 마음이 아름다운 자여 그대의 그 향기 세상이 아름다워라”하는 대목이 있다. 겸손한 삶이 우리의 일상에서 얼마나 중요하고 특히 리더들에게는 얼마나 필요한 덕목인지를 보여주는 대목이 아닌가 한다.

 그러나 지금 우리의 현실은 겸손함이나 모든 원인은 내게 있고 내 탓이라며 스스로를 반성하며 미래를 대비하는 ‘징비정신’은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가의 주인은 국민이다는 것은 변함없는 진리이며 단체장이나 지방의원 등 선출직은 분명히 머슴이다. 지난 6ㆍ13 지방선거에서 4천여 명의 머슴이 선출됐으며 선거 때 일 잘하는 진짜 머슴이 되겠다고 약속을 했던 사람들이다. 그러나 선출되고 나면 약속을 뒤집고 주인행세를 하려고 하니 “누가 주인이고, 누가머슴인지…”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머슴이 주인 노릇하고 주인이 머슴 노릇하면 나라도 망하고 가정도 패가망신할 수밖에 없으므로 주인은 머슴이 엉뚱한 짓하면 매섭게 나무라고, 머슴은 봉사하는 자리임을 명심해 제 역할을 충실히 했으면 한다.

 최근 우리 도내의 모 자치단체의 축제 개막식장에서 지방의원이 자리 배치 등 의전문제를 빌미로 집단 퇴장하는 사례를 비판하는 신문 보도를 접하면서 서글픈 마음과 함께 그 자치단체의 일뿐일까 하는 생각이 들어 “또 잘못 뽑았구나” 하는 탄식이 나오지 않도록 했으면 하는 바람이 무겁게 느껴진다.

 물론 선출직이 지역을 대표하는 위치에 있다는 데는 이의가 없으나 주인의 위에서 군림하는 것은 이해도 용서도 안 되는 행태임에도 지역 내 축제나 행사장에 가면 주인과 머슴의 위치가 바뀌어 거드름을 피우기가 일쑤고, 여차하면 관계 공무원이나 행사 주최 측에 항의와 질책 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이래서 후진국 소리를 듣는구나 하는 자괴감을 느낄 때도 있다.

 아무튼 돈 한 푼 안들이고 공덕을 쌓을 수 있는 것이 좋은 말이고 겸손이다는 말과 같이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상대를 볼 수 있는 경지에 이를 수 있도록 자기 성찰에 최선을 다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기대해 본다. 공자의 가르침 논어의 마지막 문장 삼부지(三不知) 즉 천명(天命)을 모르면 군자가 될 수 없고, 예(禮)를 모르면 세상에 당당히 설 수 없으며, 말(言)을 모르면 사람을 알 수 없다는 공자의 가르침을 되새겨 보면서 매사를 물 흐르듯이 순리에 따르고 겸손하면 따뜻한 기운이 넘치고 얼굴에는 미소가 끊이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과 신념으로 살아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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