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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충제 계란 유통 국민적 파동 우려
살충제 계란 유통 국민적 파동 우려
  • 김세완 편집부국장 교육ㆍ문화부장
  • 승인 2018.11.12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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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세완 편집부국장 교육ㆍ문화부장

 살충제 계란 유통이 알려지면서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국민적 파동이 우려되고 있다. 살충제 계란이 파생되는 것은 비좁은 케이지 안에서 사육되고 있는 산란계들의 진드기를 퇴치키 위해 사용되는 살충제다. 그런데 또다시 양산의 한 농가에서 생산된 계란에서 닭 진드기 방제용 살충제인 `스피노사드`가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됐다.

 지난해 살충제 계란 파동을 겪은 경남도는 12일부터 도내 전 산란계 농장을 대상으로 33종의 잔류농약 일제 검사에 들어간다. 일명 살충제 계란으로 불리는 제품이 생산된 농가는 양산시 상북면 소재 농장으로, 부산식약청 시험분석센터 검사 결과 법정 기준치인 0.03㎎/㎏보다 3.5배 초과된 0.11㎎/㎏이 검출됐다. 양산시는 지난달 12일 해당 농장에서 닭 진드기 방역을 목적으로 살포한 살충제로 인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역학조사 결과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농가는 허가된 동물용 의약품을 적정 용량보다 과도하게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양산시는 농장에 보관하고 있는 계란 4만 800개를 즉시 현장 압류 조치하고 유통된 48만 6천210개를 회수할 예정이나 일부는 이미 소비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농가는 1만 4천여 마리의 닭에서 하루 평균 9천여 개의 계란을 생산하고 있다. 양산시는 빠른 시일 내에 사육 닭을 전량 폐기토록 유도할 방침이다.

 경남도는 계란 껍데기에 `zellan W14DX4` 표시가 돼 있는 경우, 부적합 농가에서 생산된 계란이라며 구매한 소비자는 즉시 구입처에 반품해 달라고 당부했다. 계란 껍데기에는 생산자 고유번호와 사육환경번호가 표시돼 있다. 내년 2월 23일부터는 계란 껍데기에 산란 일자도 추가 표시된다.

 경남도는 12일부터 도내 164개 산란계 농장을 개별 방문해 생산된 계란을 직접 수거, 살충제용으로 사용되는 33종의 농약 검사를 실시한다. 또 살충제 사용금지 및 적정량의 동물용 의약품을 사용하도록 지속적인 지도점검도 할 계획이다. 지난해 8월 살충제 파동 이후 농가는 매년 1회 33종의 살충제를 검사하고, 식용란 수집 판매업자는 농가별 6개월에 1회 의무적으로 계란 안전성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올해 5월부터 지난 9월까지 실시한 농가 일제검사에서 도내 전 농가는 적합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살충제 전수조사 발표 이후 모든 달걀에 대해 불신의 정도가 더욱 심해지고 있다.

 지난 13년 동안 계란 위생 문제에 대해 식약청이나 농림부에서 사실상 완전히 무방비 상태로 있었다는 것이 밝혀졌다. 살충제 계란, 농약계란, 이런 이야기가 나온 게 어제오늘 일이 아니고 수십 년간 되풀이돼 온 문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식약청과 농축수산부는 아예 모르는 척 손을 놓고 있었다. 한 해에 생산, 유통되는 계란의 양이 몇 개인지 그 숫자의 무게만도 감당하기 힘든 양인데 정말 아무도 몰랐을까. 양계업자들과 유통업자 그리고 살충제 업자들 그리고 국민의 세금으로 먹고사는 정부의 공범자들 간의 침묵의 카르텔에 다름 아니다.

 마트와 백화점에 가면 온통 친환경에 유기농에 자연 방사라는 화려한 문구와 사진, 그리고 황홀할 정도의 디자인과 포장으로 감싸져 있는 수만 개의 계란들. 도대체 이해가 되는 말들인가 싶다. 그 많은 거의 모든 계란들이 친환경 무농약 해썹 제품이란다. 몇백 평도 안되는 농장에서 수만 마리의 닭들이 두 뼘 밖에 안되는 철제 케이지에 갇혀 지내면서 온종일 알만 만드는 시설이 대한민국 산란계 축산의 냉혹한 현실이다.

 그런데 모든 닭들은 반드시 흙 목욕을 해야 진드기로부터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 상식이자 과학으로 입증된 정설이다. 따라서 가둬 놓고 키우는 모든 닭들은 피를 빨아 먹고 사는 진드기로부터 살아남을 수 없다.

 농장주들은 당연히 진드기를 죽이기 위한 모든 수단을 강구할 수밖에 없는 태생적 축산구조를 가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러한 계란의 생산구조 속에서 수십 년간 살충제를 사용해 온 것은 당연하고 또 내성이 강해짐에 따라 더욱더 강력한 살충제를 무차별적으로 살포하게 되는 것이 불가피하다.

 이는 농장주들과 진드기와의 죽기 살기 전쟁이기 때문이다. 농장의 전 재산인 수만 마리의 닭들한테 성분이 뭔지도 모르고 살충제를 마구 뿌려댄다고 말하는 걸 믿을 수가 없다. 진드기와 수십 년간 매일매일 전쟁을 치르는 농장의 대표들이 살충제에 뭔 성분이 들어 있는지도 모르고 살포한다는 것이다.

 살충제 계란이 파생되는 것은 비좁은 케이지 안에서 사육되고 있는 산란계들의 진드기를 퇴치키 위해 사용되는 살충제다. 그런데 또다시 양산의 한 농가에서 생산된 계란에서 닭 진드기 방제용 살충제가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됐다. 살충제 계란 유통이 알려지면서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국민적 파동이 발생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관계 당국은 양계 사육 농가들의 사육환경을 친환경 사육 형태로 바꿔 살충제가 필요 없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만 국민들이 안심하고 계란을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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