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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새 야구장 이름 논란 의미는
창원 새 야구장 이름 논란 의미는
  • 김중걸 부국장ㆍ창원취재 본부장
  • 승인 2018.11.14 17: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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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중걸 부국장ㆍ창원취재 본부장

 내년 2월 준공하는 창원의 새 야구장이 야구장 이름을 놓고 지역이 요동치고 있다.

 새 야구장은 2019년 프로야구 시즌 개막전을 예정하는 등 야구 도시 마산의 역사를 새롭게 설 채비에 있다.

 마산은 100년의 야구 역사를 갖고 있는 도시이다.

 마산 창신학교는 지난 1914년 일본을 이기는 등 구국의 뜻을 펴기 위해 야구부와 축구부를 만든 것이 마산 야구 역사의 시작이다.

 또 마산사람들은 지난 1921년 마산구락부 운동장을 기부금으로 조성해 야구 등 각종 운동경기를 열고 호연지기를 키웠다.

 지난 1923년에 열린 마산소년야구대회에서 마산의 8개 청소년팀이 참여했고 한국 최초 여자야구팀으로 알려진 의신여학교(현 의신여중) 야구클럽도 탄생했다.

 마산을 대표하는 성인야구팀인 구성(九星) 야구단은 지난 1931년 남조선야구대회에서 우승을 했으며 1936년 용마고, 1942년 마산고가 각각 야구부를 창단하면서 마산 야구는 물론 한국야구를 견인하고 있다.

 100년의 야구 역사를 가진 마산이 최근 새 야구장 이름 선정 과정에서 `마산`이라는 지명이 쏙 빠진 채 선호도 조사에 들어가자 지역 정치권이 반발하는 등 여론이 요동치고 있다.

 `마산` 주민들은 기가 찰 노릇일 것이다.

 창원시로 통합되면서 지역의 상징과도 같았던 `마산야구장`이라는 이름이 사라지게 된 것을 가만히 있을 수는 없을 것이다.

 창원시는 지난 5일부터 9일까지 새 야구장 이름 선정 시민 선호도 조사를 하면서 국내 야구장과 미국 메이저리그 구장에서도 대부분 사용하고 있는 `필드`와 `스타디움`을 넣은 두 개의 안을 추가해 의견 청취에 나서다 복병을 만나게 됐다.

 창원시는 NC구단이 `창원NC파크` 단일안을 제안하자 이를 성큼 받아들였다.

 창원시와 NC구단은 NC프로야구단 창단 관련 협약에 따라 명칭은 구단이 도시 정체성을 고려해 창원시와 협의를 해야 한다는 협약을 했다.

 급기야 창원시는 마산지역에서 반발이 일자 새 야구장 명칭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며 뒤로 물러섰다.

 창원시는 `새 야구장 명칭 선정위원회`를 구성해 새 야구장 명칭 선정 방법부터 재논의하고 선호도 조사 결과와 기타 시민제안 등 모든 자료는 위원회에 넘겨 그 활용 여부부터 위원회에서 결정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명칭선정위원회 구성은 시민대표와 시의원, 창원시야구협회, NC구단 관계자와 팬클럽, 창원시 공론화위원과 시민갈등관리위원, 언론인 등 넓게 구성하기로 했다.

 명칭선정위원회에는 공무원을 배제하고 업무지원만 하도록 해 중립성을 보장키로 했다.

 이와 함께 위원회의 모든 과정을 공개해 투명하게 운영하는 등 시민 알 권리를 보장하기로 했다.

 창원시민사회에서 새 야구장 이름 선정과정에서 민원이 일자 허성무 창원시장은 지난 12일 관계 공무원들을 질책했다고 한다.

 허 시장은 정책 결정 과정에서 여론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고 관행적으로 행정을 하고 있다며 쓴소리를 냈다.

 이번 새 야구장 이름 선정 과정에서 불거진 주민반발은 행정학을 전공하고 주민 행복을 최우선에 두고 합리적 행정을 추구하고 있는 허 시장으로서는 뼈아픈 일이 됐다.

 허 시장은 `마산은 마산답게`, `창원은 창원답게`, `진해는 진해답게`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통합창원시의 균형적 발전을 꾀하고 소통을 최우선시한 자신의 정치ㆍ행정 철학이 이번 새 야구장 작명 과정에서 한 방을 먹은 느낌일 것이다.

 야구장 작명 사태로 인해 허 시장과 창원시는 `소통의 어려움`을 뼈저리게 느꼈을 것이다.

 허 시장이 아무리 강조해도 그 뜻을 헤아리지 못한다면 제2, 제3의 야구장 작명사태는 재현될 수 있다. 허 시장이 관행적 행정을 혁신해야 한다고 강조한 만큼 창원시 공직자들은 가슴에 `혁신`이라는 낱말을 새기고 심기일전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반드시 새 야구장에는 `마산`이라는 지명이 들어가야 한다. 그래야만 `기억자산`인 100년 야구 역사 도시 마산이 살고 창원시가 사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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