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21:05 (금)
흔들리는 토고... 오토 피스터 감독 사임
흔들리는 토고... 오토 피스터 감독 사임
  • 승인 2006.06.12 01: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토고, 마우에나 새감독 임명 등 팀 분위기 수습 나서
오토 피스터 전 토고 축구대표팀 감독이 지난 10일 사임 사실을 공식 확인하고 이번 사태의 책임이 토고축구협회에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토고축구협회는 피스터 전 감독을 다시 찾아가 복귀를 권유하겠다고 밝혔으나 피스터 감독은 복귀할 의사가 전혀 없다며 일말의 여지도 남기지 않았다.
피스터는 이날 로이터통신과의 전화통화에서 “사전 통보 없이 그만뒀다”며 기자회견 등의 공식적인 형식을 통하지 않은 갑작스런 사퇴에 감독으로서의 불만이 반영돼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선수들 수당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더 이상 내 일을 수행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선수들이 현지훈련을 3차례나 연속 거부함에 따라 나는 내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기반을 잃었다”고 말했다.
피스터 전 감독의 사임은 승리 수당 등 보너스를 둘러싸고 선수단과 마찰을 빚은 토고 축구협회에 대한 실망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토고 선수단은 결승까지 가면 20만달러(한화 약 1억9,000만원), 이길 경우 3만8,000달러, 비길 경우 1만9,000달러를 성과급으로 요구했으나 토고 축구협회측은 이에 난색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스터는 이어 “선수들을 책망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이 모든 사태의 책임은 토고축구협회에 있다”고 강한 불만을 내비쳤다.
그는 향후 토고측 재협상에 응할 의사가 있는지 묻는 질문에 “없다”고 못박은 뒤 “이번 일로 내 꿈은 산산이 부서졌다”고 말했다.
독일 쾰른 출신인 피스터에게 이번 월드컵은 고향에서 자신의 지도력을 발휘할 수 있는 뜻깊은 기회였다.
13일 한국전에 이어 19일에는 자신이 한때 몸담았던 스위스와 당당히 기량을 겨루고 23일 고향인 쾰른에서 역대 월드컵 우승국인 프랑스와 맞붙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토고 대표팀 선수들과 축구협회간 수당지급 문제가 고질적 파행을 거듭하면서 팀의 미래를 비관, 꿈을 접고 말았다.
피스터는 토고 이전에도 자이라, 가나 등 8개 국가 감독직을 역임했으며 이번 월드컵에서 토고와 같은 G조에 편성된 스위스에서 젊은 시절 감독 경험을 쌓았고 1959년부터 스위스 취리히에서 거주하고 있다.
그는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사우디아라비아 대표팀을 이끌던 도중 사우디아라비아 왕자가 팀 운영에 간섭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발언해 결승전을 앞두고 해고되기도 했다.
또 토고 축구 대표팀의 핵심 공격수 에마뉘엘 셰이 아데바요르가 오토 피스터 감독이 사퇴하면 자신도 팀을 떠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토고팀의 앞날이 더욱 안개 속에 휩싸이고 있다.
이에 토고 정부와 자국 축구팬이 대표팀에 대해 애국심이 부족하다며 성토하고 나서는 등 당분간 팀 분위기를 수습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편 피스터 감독 사임으로 충격에 휩싸인 토고 대표팀은 피스터 감독을 보좌해왔던 코드조비 마우에나 코치를 서둘러 감독직에 앉히고 사흘 남은 한국전을 준비하고 있다.
오토 피스터 감독의 갑작스런 사퇴로 토고 축구대표팀 지휘봉을 잡게 된 마우에나 코치는 피스터 감독과 이별을 아쉬워하면서도 그의 공백을 거뜬히 메울 수 있다고 자신했다.
메산 아톨로우 토고 대표팀 대변인은 10일 “마우에나가 신임 감독직을 맡아 첫 경기인 한국전을 치를 것이며 이후의 일은 한국전 후 논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마웨나는 2000년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본선에서 토고 대표팀을 이끌었으며 2004 토고 '올해의 감독'으로 선정되기도 했으며 이번 월드컵에서 피스터 감독과 함께 사퇴한 피에트 함베르크 수석코치와 나란히 피스터 감독을 보좌해 왔다.
또한 토고 수도 로메 시민들이 독일의 비자발급 거부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는 등 토고는 안밖으로 크고작은 홍역을 치루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