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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어빵에는 붕어(?)가 없다
붕어빵에는 붕어(?)가 없다
  • 승인 2006.07.17 1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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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들 위한 농협이 되길 바란다”
전국이 집중 호우로 국가 위기사태가 발령하는 등 심각한 상황에서 왠 붕어빵 타령인가?

최근 남해군은 한미 FTA 협상과 농협의 미곡처리장(RPC) 운영 문제로 농민단체의 집회가 이어지고 있다.

농민들 입장에서는 미곡처리장이 꼭 필요한 상황이지만 이미 경쟁력을 잃은 미곡처리장을 농협에서는 정상적인 운영이 어렵다는 이유로 행정에서의 중재에도 불구하고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미곡처리장 운영을 몇몇 농협의 임직원이 단순한 경영수지만으로 판단할 것은 아닌 것 같다.

이 문제는 농민들이 판단하고 결정해야 한다.

그들이 말하는 농협의 주인은 농민들이기 때문이다.

농협이 존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 15일 농협중앙회 앞에서 농민단체의 집회가 있는 상황에서 참으로 황당한 상황을 접하고 왜 농협이 존재해야 하는지 이유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개장에 맞추어 계절 영업을 하기 위해 남해를 찾은 외지인이 쌀을 구하지 못해 큰 불편을 겪었다는 것이다.

그는 쌀을 사기 위해 남면의 한 농협마트에 들렸지만 쌀이 없다는 답변을 듣고 황당했다고 한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택시를 타고 읍내까지 와서 농협도 아닌 축협마트에서 쌀을 구입했다는 것이었다.

농협에 쌀이 없다.

‘붕어빵에는 붕어가 없다’지만 농협이 쌀이 없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물론 그때는 쌀이 떨어져 판매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항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쌀’을 생각하는 농협의 입장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농협마트에도 비슷한 상황일 것이다.

마트마다 쌀을 구색을 맞추기 위해 한 구석에 외롭게 놓여 있는 곳이 대부분이다. 한마디로 천덕꾸러기 신세라고나 할까?

물론 찾는 사람들이 거의 없다지만 화려한 조명에 품격 있게 손님을 맞는 쌀을 볼 수는 없을까?

다른 것은 몰라도 ‘쌀’은 농민들의 상징이자 자존심이기 때문이다.

한미 FTA 협상에서 쌀 전면 개방에 반대하며 전국에서 집회와 시위가 어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농협이 쌀을 기업 윤리측면에서 접근한다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진정 농민들을 위한 농협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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