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00:11 (금)
“멧돼지 때문에 과수원 문 닫습니다”
“멧돼지 때문에 과수원 문 닫습니다”
  • 승인 2006.08.07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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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복숭아 재배농민, 줄줄이 폐농… “피해 심각”
진주지역에서 복숭아 과수원을 경영하고 있는 농민들이 멧돼지에 의한 작물 피해로 과수원 문을 닫고, 다른 작물재배로 전환하기 위한 폐농 신청이 잇따르고 있다.

7일 진주시에 따르면 멧돼지에 의한 작물피해로 복숭아 재배를 포기한 농가는 지난 2004년 14농가에서 2005년 28농가 2006년 4농가 등 모두 46농가가 과수원 경영을 포기했다.

또 오는 2007년부터 복숭아 재배를 포기하겠다며 24농가가 이미 폐농 신청을 해 놓은 상태다.

이는 행정당국과 주민들이 유해조수 포획 등 강력하게 대응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멧돼지들의 개체수가 증가하면서 열매를 따먹는 것은 물론 가지까지 부러뜨리는 등 그 피해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복숭아를 재배하는 농가들 가운데 가장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는 지역은 복숭아 주산지로 유명한 집현면 사촌마을이다.

이에 따라 이 마을 주민들은 이미 폐농 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실제로 이 마을에서 복숭아 과수원을 경영하고 있는 한 농민은 올해 3만7,000개의 열매에 봉지를 씌웠으나, 멧돼지 때문에 10개의 열매도 수확하지 못하게 됐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200여만원의 과수 피해를 입었던 농민도 올해는 2배가 넘는 피해를 입은 것은 물론 수년전부터 이 마을의 50여 복숭아 농가 가운데 피해를 입지 않은 농가가 없을 정도로 위험수위를 넘어서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이 마을 주민들이 진주시에 유해조수 구조반 투입을 신청, 올해에만 20여마리의 멧돼지를 포획하기도 했으며,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려 멧돼지들이 과수원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꽹과리를 두들기는 것은 물론 총소리를 나게 하는 시설물을 구입해 과수원 곳곳에 설치하기도 했다.

주민 정모(71)씨는 “조용하던 마을이 멧돼지 때문에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다”며 “이 마을에는 멧돼지를 쫓으려는 꽹과리와 총소리가 끊이지 않아 밤잠을 설치기가 일쑤다”라고 말했다.

그는 “피해 신고에 따라 유해조수 구조반을 투입하는 현재의 방법으로는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멧돼지의 개체수를 따라 잡을 수 없다”며 “피해가 발생되지 않지만 겨울철에도 멧돼지를 포획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진주시는 “유해조수 구조반 등을 통해 멧돼지 포획에 나서고 있지만 개체 수가 너무 많아 사실상 전면적으로 소탕하기란 어려운 실정”이라며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돼야만 폐농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농민들의 폐농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과원정비사업의 규정에 의해 300평 이상의 과수원을 소유한 농민은 1ha당 600만원에서 800만원까지 보상금을 지원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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