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20:46 (금)
8월 정계 휩쓰는 정치권 ‘바다이야기’
8월 정계 휩쓰는 정치권 ‘바다이야기’
  • 승인 2006.08.21 21: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8월의 무더위가 막바지에 이르러 바다로 휴가를 떠나던 국민들의 ‘바다이야기’는 잠잠해진 가운데, 정치권의 ‘바다이야기’는 8월 정계를 휩쓰는 ‘쓰나미’로 떠올랐다.

유진룡 전 문화관광부 차관의 경질에서 비롯된 사행성 성인오락 게임기‘바다이야기’사태와 관련, 문광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심의를 통과하고 노무현 대통령 조카인 노지원씨가 이 게임기 유통업체 ‘지코프라임’이 인수한 우진시스텍에 이사로 근무했던 사실이 언론보도를 통해 드러나면서 의혹 차원을 넘어 ‘권력형 게이트’로까지 비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단순한 의혹인지 아니면 의혹 차원을 넘어 권력형 게이트인지의 판단은 다르지만, 여야 정치권은 일단 한 목소리로 ‘성역없는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추락하는 당 지지율을 끌어올리기에도 급급한 열린우리당은 이번 ‘바다이야기’ 사태를 정공법으로 국면돌파를 시도한다는 입장이다.

우리당 김한길 원내대표는 21일 국회 당의장실에서 비상대책위를 갖고 “사행성 게임의 폐해에 대해선 몇 달 전부터 근절대책을 강구해 왔고, 지난 달부 터는 사실상 전쟁을 해 왔다”며 “다음 달부터 국정감사가 예정돼 있어 국회에서 이 부분에 대해 의혹이 있으면 철저하게 파헤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원내대표는 “△조사 대상에 성역이 없어야 한다 △가능한 조속하게 의혹을 파헤쳐야 한다 △가능한 한 모든 단체들(검찰, 감사원, 국회 등)을 동원해 이 문제에 대해 진상을 밝혀야 한다”면서 ‘바다이야기’와 관련한 ‘3대 원칙’을 표명했다.

한나라당은 우선 감사원의 감사와 검찰 수사를 지켜보면서 미진할 경우 특검과 국정조사도 불사하겠다는 분위기다.

강 대표는 2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과거에도 보면 ‘오일게이트·행담도게이트’를 보면 청와대가 일단 일정한 가이드 라인을 정해 조금 만지다가 감사원에 떠넘기고, 감사원은 감싸주기 감사를 한 뒤 검찰이 (나서) 핵심 아닌 주변을 수사하는 수순을 밟아왔다”면서 “이번에도 노 대통령이 ‘우리 조카는 아무 관계없다’고 가이드 라인을 정했고, 도박기계의 조작 여부에 대해 수사를 하는 척 하며 시간을 끌어왔다”고 주장했다.

강 대표는 특히 “진상조사 특위를 만들어 나름대로의 진상조사의 실시와 감사원의 ‘감싸주기’ 감사를 감시하고, 검찰이 권력형 도박게이트에 정확하게 수사핵심을 맞춰나가도록 강력히 촉구해야 한다”며 “만약 이런 것이 이뤄지지 않을 때는 결국 특검을 하던지 국정조사를 하든지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형오 원내대표도 “노 대통령이 ‘내 집권기에 문제가 된 것은 성인오락실하고 상품권 문제밖에 없다’고 해놓고, 이젠 실무적·정책적 차원의 문제였다고 사건을 은폐·축소시키려하고 있다”며 “나라를 온통 도박공화국으로 만들어놓고 실무적 차원으로 실무자에게 책임을 넘긴다는 것은 매우 무책임한 태도”라고 비난했다.

민주당은 몸통 뿐만 아니라 ‘뿌리’까지 밝혀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민노당은 노 대통령의 해맑은(?) 사태 인식에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민노당은 박용진 대변인의 현안 브리핑을 통해 “대통령과 청와대는 정책실패는 있었겠지만, 조카 노지원 씨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고 자신하면서, 문제될 것이 없다는 듯 순박하리만큼 해맑다”며 “이러한 안이한 사태 인식에 국민들은 절망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