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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의약품 협상과 약값 폭등 우려
한미 FTA 의약품 협상과 약값 폭등 우려
  • 승인 2006.09.07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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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이하 보건의료단체연합) 이하 시민단체는 오는 9일 오전 안국동 달개비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선별등재방식을 무력화시키고 약가를 폭등시키는 한미 FTA 의약품 협상 중단’을 촉구할 방침이다.

5일 오후 미 협상대표 웬디 커틀러는 의약품 분야 협상에 대해 “양국 협상단이 협상을 계속하기 위한 ‘원칙’에 합의했다며 여기서 원칙이란 ‘기브 앤 테이크’의 원칙”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한국 측의 포지티브 리스트를 인정해 주고 그 반대급부로 한국 측이 포지티브 리스트의 세부사항에 대해 협상하기로 한 것”이라는 내용을 발표했다. 또한 미국 측은 해당‘세부사항’에 대한 협상 내용을 지난 싱가포르 의약품 별도협상에서 통보한 바있다.

이에 보건의료단체연합 관계자는 “한미 정부가 말하는 세부협상이라는 것이 사실상 포지티브리스트를 무력화시키는 것이며 또한 이번 협상에서 본격적으로 논의하게 될 특허권 강화문제는 약가를 폭등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 근거로 우선 ‘미국이 포지티브 리스트를 수용하였다는 것 자체가 거짓말’이라는 주장이다. 보건의료단체연합이 최근 싱가포르에서 열린 의약품 별도협상에서 미국이 요구한 16개 사안을 살펴본 결과, 미국은 “포지티브리스트 자체를 정면으로 문제 삼은 1, 2차 협상에서의 핵심요구인 ‘신약차별금지와 신약의 접근성 강화 사안’이 변함없이 포함된 것에서 단적으로 드러난다”고 밝혔다.

두 번째 반대 근거로 연합 측은 “미국이 요구한 16가지 사안의 수용이 결국은 약값을 폭등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미국식약청이 2002년 승인한 신약 87개 중 70개의 약제는 과거의 약을 부분적으로 바꾼 이른바 유사약제(me too drug)이었다”며“다국적 제약회사는 혁신적 신약 운운 이전에 신약이 비용-효과적으로 얼마나 우수한 지를 증명하는 일부터 수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보건의료단체연합 측은 “선진 7개국 평균약가정책 역시 GDP 수준을 완전히 무시하고 있어 의약품점근권의 최대 장애가 되고 있다”며 “미국의 요구를 따른다면 신약의 가격은 당장 2배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결국 이들은 미국 측 요구 16개 사안 중 2~3가지만 수용한다고 해도 약가는 폭등할 수밖에 없으며 포지티브리스트는 무력화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보건의료단체연합은 미국의 의약품 특허권 강화요구를 수용하게 되면 한국의 약가는 폭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에 따르면 미국은 1995년 세계무역기구(WTO)가 설립될 때 의약품의 독점권을 전세계적으로 강화하는 조치를 취했는 데, 주로 특허권을 통한 것이었다.

즉 무역관련 지적재산권협정(TRIPS 협정)을 통해 의약품을 제조하는 ‘방법’에 대한 특허 이외에도 의약품을 구성하는 ‘물질 자체’에 대한 특허를 WTO 회원국이 인정하도록 함으로써, 다국적제약사가 개발한 방식과 다른 방식으로 의약품을 생산하는 것도 금지할 수 있게 해 의약품 독점권을 강화했다.

한편 2001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WTO 각료회의에서 “자국민의 공중보건을 위한 조치는 TRIPS 협정에 우선한다”는 특별선언을 한 바 있다. 이 선언으로 인해 의약품 특허권을 약화하는 개도국 정부의 조치를 무역보복 등을 통해 방해하는 것이 더 이상 힘들어지자, 미국은 자료독점권 제도를 통해 의약품 독점을 강화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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