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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히 나섰다” 민주당의 후회
“괜히 나섰다” 민주당의 후회
  • 승인 2006.09.19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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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소장 문제, 괜히 우리가 나섰다는 후회가 든다”

전효숙 헌법재판소장 임명동의안 처리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18일 오후 열렸던 야4당 원내대표회담에 참석한 김효석 민주당 원내대표가 오프닝 멘트를 통해 기자들에게 한 말이다.

물론 회담에 본격적으로 들어가기 전, 우스갯소리로 한 것이지만 실제로 뜻하지 않게 이번 전효숙 논란의 핵심에 서 버린 민주당의 입장을 잘 드러내는 말이다.

청와대와 국회의장의 사과, 인사청문회의 법사위 회부 등을 내용으로 하는 비교섭단체 야3당 중재안을 내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고 이후에도 야3당의 수장 역할을 해온 민주당이지만 막상 본회의 날짜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운신의 폭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열린우리당이 너무나도 쉽게(?) 인사청문회 법사위 회부에 동의했고 이어 청와대를 대표하는 이병완 대통령 비서실장의 사과, 임채정 국회의장의 유감표명이 이어지면서 사실상 정부와 여당이 중재안에 요구된 조건들을 다 만족시켰다.

반면 한나라당은 노무현 대통령의 지명철회, 전효숙 후보자의 자진사퇴 등 초강경 입장을 굽히지 않으며 야3당의 중재안에 퇴짜를 놓았다.

그렇다고 열린우리당과 여러 이슈에서 대립각을 세워온 민주당이 곧바로 전 후보자 임명동의안에 곧바로 손을 들어주기는 어렵다.

현재 민주당은 야4당 합의가 안됐고 인사청문회가 법사위에 회부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본회의 표결을 거부하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의 이러한 태도가 남들에게 한-민 공조로 비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안 그래도 최근 한화갑 대표가 한나라당 행사에 참석해 ‘공조’발언을 하면서 많은 언론사들이 한-민 공조에 대한 기사를 쏟아낸 참이다.

이런 가운데 만약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이 손을 잡고 19일 본회의에서 전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통과시키기라도 하면 민주당은 본의아니게 한나라당과 공조를 한 것과 같은 형태가 될 수도 있다.

실제로 열린우리당은 민노당을 포섭해 임명동의안을 통과시키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노웅래 공보부대표는 18일 야4당 원내대표회담이 실패로 돌아간 직후 “민주노동당이 중요하다. 오늘밤에도 긴밀히 접촉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이호웅 열린우리당 의원이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상실함에 따라 현재 열린우리당이 보유한 의석수는 141석이다. 한명숙 총리를 빼더라도 민노당 의원 9명이 가세해준다면 149석이 되기 때문에 과반수를 점할 수 있다.

따라서 19일 오전에 다시 한 번 열기로 한 야4당 원내대표회담이 또다시 실패로 돌아갈 경우 민주당이 선택할 카드는 의원 자유투표가 될 가능성이 크다.

당론으로 전 후보자를 찬성 또는 반대하기에는 부담이 크기 때문. 만약 민주당 의원들이 자유투표를 하게 되면 전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이 통과될 확률은 90% 이상이 된다.

헌법재판소장 임명동의안은 국회의원 과반 참석의 과반수 이상 찬성을 얻으면 통과되기 때문에 민주당 의원 전원이 반대표를 던지더라도 열린우리당의 압도적 찬성 앞에서는 별다른 의미가 없게 된다.

오히려 반대표를 던진 게 표결에 참석하는 결과를 낳으면서 의원 과반 참석을 돕는 결과를 낳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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