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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속 돌풍에 텃밭 내준 한나라·민주
무소속 돌풍에 텃밭 내준 한나라·민주
  • 승인 2006.10.26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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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예상치 못한 무소속 돌풍에 당황한 기색을 비추고 있다.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한나라당(인천 남동을)과 민주당(전남 해남·진도)이 각각 한자리씩 차지했지만 각 당의 텃밭이라 할 수 있는 경남과 전남의 기초자치단체장을 무소속 후보에게 패해 본전도 못 건진 선거라는 지적이다.

경남 창녕군수와 밀양 기초의원을 무소속 후보에게 내준 한나라당은 당혹스럽다는 분위기이다.

투표 전날 호남에서의 지지율이 두자리수를 기록했다며 한껏 고무된 분위기를 보이기도 했지만 개표결과 8%대를 기록한 것을 확인하자 실망하는 눈빛이 역력했다.

한나라당은 0%에 가까운 지지율을 10%대에 육박하게 끌어올렸다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고 자평하고 있지만 박근혜·이명박·손학규 등 빅3를 비롯, 강재섭 대표와 주요당직자들이 매일 호남을 찾아 지지를 호소했던 것에 비하면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선거의 미더스 손’이라 불리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호남 지지유세에서 예상외의 환대를 받아 당 대표 시절 호남에 들인 ‘공’이 빛을 발하게 됐다는 평을 받은 바 있어 실망의 폭은 더욱 크다.

이명박 전 시장이 북핵정국으로 지지율을 한껏 올린 반면, 박근혜 전 대표는 ‘선거 괴력’을 기대만큼 보여주지 못해 당 내에서 두 후보간 경쟁으로 인한 갈등이 본격화 될 것으로 보인다.

전남 화순군수와 신안군수를 무소속 후보에게 넘겨준 민주당은 호남 싹쓸이로 정계개편의 주도권을 쥔다는 계획에 차질이 생길까 내심 걱정하는 눈빛이다.

기초단체 선거는 지역의 민심을 직접적으로 반영하는 만큼 호남 지역에서의 지지층 이탈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최근 햇볕정책을 둘러싼 민주당 내의 의견차와 함께 한화갑 대표의 ‘오락가락’ 행보에 대한 불만도 제기되는 상황인 만큼 정계개편 바람이 불 때 민주당 역시 심각한 갈등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10·25 재·보선에서도 열린우리당은 전패행진을 이어갔다. 예상했던 결과지만 우리당은 크게 혼란에 빠진 모습이다.

인천 남동을에서는 김근태 의장 비서실 차장 출신인 박우섭 후보가 민주노동당에도 뒤진 3위를 기록하자 ‘개성공단 춤사건’에 대한 지도부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다. 당 지도부가 민심을 여전히 읽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우선 이목희 전략기획위원장이 ‘재창당’을 언급하며 조기전당대회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위원장은 선거결과가 확정된 후 “곧 재창당의 기조와 방향을 제시하고 구체적 실천계획을 마련하여 정기국회 이후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현재 지도부는 전당대회까지 권한을 위임받은 것이므로 재창당의 기조와 방향은 다음 지도부에서 마련될 수 밖에 없다”며 “26일 아침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이와 관련한 기본입장을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김부겸 상임위원도 “열린우리당의 간판을 내려야 한다는게 국민의 뜻”이라며 26일 비대위 회의에서 지도부 거취문제를 짚어볼 것이라고 했다.

당내 현안에 비교적 중립적인 입장을 견지해 온 초선의원 모임 ‘처음처럼’도 조기전당대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선거결과를 지도부 책임으로 돌리지는 않겠지만 내년 1월로 전당대회를 앞당겨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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