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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첫 여성대통령 노리는 루아얄은 누구?
佛 첫 여성대통령 노리는 루아얄은 누구?
  • 승인 2006.11.17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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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같은 선거전략과 ‘세골리즘’

“엄마가 대통령이 되면 애들은 누가 돌보나”
프랑스 제1 야당인 사회당(PS)이 15일(현지시간) 실시한 대선후보 경선에서 승리해 프랑스 첫 여성대통령을 노리고 있는 세골렌 루아얄(사진·53)이 지난해 출마 의사를 표시한 뒤 동료들로부터 들었던 말이다.

우리말로 하면 “아줌마들은 도로에 나와서 운전하지 말고 집에 가서 솥뚜껑 운전이나 잘 하라”는 얘기다.

그렇지만 루아얄은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유난히도 남성 중심적인 프랑스 정치 전통에서 자신이 대선주자로서 살아남을 길은 당내 지지기반 구축을 과감히 포기하고 먼저 대중의 지지를 확보하는 것뿐이라고 그는 판단했다.

△ 루아얄의 ‘여우’같은 선거 전략 그리고 ‘세골리즘’
루아얄이 택한 1단계 전략은 홈페이지를 이용, 사회당의 기존 좌파 정책에서 과감히 벗어나 오히려 정반대되는 정책들을 제시하고 대중의 관심을 끄는 것이었다.

지난 6월 그는 사회당의 최대 치적으로 인정받던 주 35시간 노동제가 오히려 미숙련 노동자들의 근로여건을 악화시켰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청소년 범죄를 엄단하고 비행청소년을 신병훈련소로 보내야 한다”는 우향우 성향의 아이디어를 제시하기도 했다.

이같은 도발적인 정책들를 잇달아 발표함에 따라 그녀는 점차 국민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루아얄의 2단계 전략은 블로그를 통해 대중을 설득시키고 자신의 편으로 만드는 것이었다. 이 전략은 특히 40대 미만의 젊은 지지층 확보하는 데 주효했다.

실제로 루아얄 덕분에 지지층이 대부분 50대 이상이었던 사회당은 남녀노소 전 층의 지지를 받는 새로운 정당으로 거듭나게 됐다.

이 때 마침 파파라치가 포착한 그의 비키니 사진이 유력 잡지 표지를 장식하는 호재까지 겹쳤다. 잡지는 그의 탄탄한 몸매를 극찬하며 ‘누가 그녀를 보고 자녀를 넷이나 둔 여성이라고 믿겠는가’라고 썼다.

그가 택한 3단계 전략은 대중의 인기를 먹고 사는 정치인이나 연예인이나 별다름없다는 이른바 ‘정치인=연예인’ 전략이었다.

루아얄은 앞서 언급했듯 자녀를 넷이나 둔 중년의 여성이다. 그의 파트너는 사회당 당수인 프랑수아 올랑드 의원이다. 남편이 아니라 파트너라고 부르는 이유는 이들이 결혼을 하지 않은 채 25년째 동거하고 있기 때문이다.

△ 佛 첫 여성 대통령 가능성 ‘파란불’
이제 루아얄은 집권 대중운동연합(UMP)이 내세운 니콜라스 사르코지 내무장관과 정면대결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당내 지지기반을 마련하지 못하고 대중 인기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으며 뚜렷한 정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보다 큰 무대에서의 정치 능력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점 등은 여전히 루아얄에게 숙제로 남아 있다.

로랑 파비우스 전 국무총리는 “프랑스인들이 원하는 것은 미인대회가 아니다”며 루아얄을 향해 직격탄을 날린 바 있다. 리오넬 조스팽 전 총리도 “(대통령은) 아이디어와 신념이 있어야 한다”며 루아얄 때리기에 가세해 왔다.

이 같은 비난을 이겨내고 ‘정치인=연예인’이라는 그의 전략이 계속 효력을 발휘하도록 하려면 이제는 노련함과 중량감을 부각시킴으로써 대통령 당선에 쐐기를 박는 4단계 전략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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