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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 불능’ 지경에 이른 당·청 갈등
‘치유 불능’ 지경에 이른 당·청 갈등
  • 승인 2006.11.29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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곪아 터진 당청 간 갈등이 ‘치유불가능’한 지경에 이르렀다.

‘툭’하면 터져 나온 불협화음에 노무현 대통령과 운명을 같이해온 열린우리당은 당청이 한 몸으로 갈지 중립내각으로 갈지 결정해 달라며 ‘최후통첩’했고, 대통령은 이내 탈당카드를 꺼내들고 나섰다.

게다가 현재 당내 기류는 대통령과의 결별을 받아들이는 분위기 속에 일각에서는 노 대통령과의 결별을 계기로 향후 대선을 앞두고 이 참에 새판을 짜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지는 양상이다.

특히 김근태 의장은 연일 노 대통령과의 ‘결별’ 행보에 고삐를 죄나가고 있다.

김 의장은 29일 열린 당 비상대책회의에서 “당정이견과 정치상황 때문에 미뤄왔던 서민경제 살리기를 재점화 하겠다”며 노 대통령의 ‘들러리’에 종지부를 찍을 것임을 거듭 명확히 했다.

김 의장은 북극성을 민심과 비유하며 “옛 조상들은 북극성 보며 잃어버린 길을 찾곤 했다. 우리에겐 북극성은 민심이다. 민심을 국정에 반영해야 한다”며 “민심을 편하게 하는 정치가 우리당의 책임이다. 민심이 등 돌린 것은 민심을 제대로 국정에 반영하지 못한 것이다. 뒤늦었지만 원내 제1당으로서 민심을 북극성으로 삼고 국민에 대해 무한책임 다하는 정당이 되겠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 의중이 무엇이든 민심에 우선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 의장은 또 “어떠한 경우에도 책임을 방기하지 않겠다. 국정 중심을 확고히 잡고가겠다”며 서민경제살리기 재점화와 함께 “극적으로 민심수렴한 당의 대책을 빠른 시간 내에 발표하겠다”고 공언했다.

이어 “국민과 함께 하는 국정운영”이라는 점을 강조한 뒤 당장 해결해야 하는 현안에 대해 “당의 총의를 모아 당론을 관철시켜 나가겠다”고 역설했다.

김한길 원내대표는 “요 며칠 마음이 특별히 더 무겁다”고 한 뒤 “국정운영이 원활하지 않다. 당·정·청이 협력 생산적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해 국민들에게 죄송스럽다”고 한탄했다.

당청 결별 수순에 이르렀다는 시각에 대해 그는 “제대로 된 만남을 준비하고 있는 수순”이라고 말하면서도 “정치는 당이 맡고 정책은 당·정·청이 최대한 협력해 처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앞서 28일 밤 열린 비대위에서도 “이제야말로 당정 분리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정치는 당에 맡기고 대통령은 안보와 경제에 집중하는 게 나라와 국민을 위한 최선의 길”이라고 노 대통령에게 요구했다.

같은 날 386세대인 송영길 정책위 수석부의장도 “이젠 대통령이 정치에 개입하지 말고 마지막 임기까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역할을 충실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선호 의원은 “다들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라며 “이제는 독자생존의 모색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봉주 의원은 “법적으로 원인 제공자인 청와대가 이혼 서류에 먼저 도장을 찍어야 한다”고, 우윤근 의원은 “대통령이 탈당을 하겠다면 우리당이 기를 쓰고 말릴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김낙순 의원은 “대연정을 비롯해 청와대가 일방적으로 해대는 것을 죽 참고 있었다. 어차피 대통령이 도움은 안 되고 당을 갈팡질팡하게 만들었는데 이젠 (당이)자력으로 서야 한다”고 말했다.

열린우리당은 일단 정기국회 기간 중에는 민생법안 처리에 전념키로 했다. 이날 밤 비대위에서 문희상, 유인태 의원 등이 “감정을 가라앉힌 뒤 길을 찾아보자”는 주장을 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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