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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장, 설문조사로 ‘노 대통령 제압’
김 의장, 설문조사로 ‘노 대통령 제압’
  • 승인 2006.12.03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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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당 창당 등을 둘러싼 당청갈등과 당내 충돌로 ‘붕괴’의 막바지 순간으로 내닫고 있는 열린우리당이 다음주 소속 의원 전원을 상대로 당 진로를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키로 해 귀추가 주목된다.

김근태 의장을 비롯한 당 비상대책위원들은 지난 1일 밤 비공개 회동을 갖고 통합신당 등 정계개편의 방향과 비대위의 활동시한, 전당대회 문제 등에 대해 설문조사를 벌인 뒤 의원총회에 보고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이 같은 설문조사는 노무현 대통령의 해외순방 중 이뤄지는 것이어서 한편으로는 숨고르기의 성격도 있지만, 노 대통령과의 마찰 속에 이광재 의원 등 일부 친노직계 의원들로부터 ‘퇴진’ 요구를 받고 있는 김 의장의 ‘승부수’로 볼 수도 있는 것.

친노파에서는 비대위 역시 해체를 요구하고 있는 만큼 비대위의 활동시한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설문조사의 또 다른 항목인 정계개편의 방향과 관련해서는 당내에 의정연과 참정연, 영남권 인사들이 주축이 된 친노파가 많아야 40여명에 불과해 재창당 보다는 통합신당에 대한 지지가 높게 나타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김 의장과 정동영 전의장, 천정배 의원 등 당내 유력 대권주자군과 호남출신 의원 등이 대거 통합신당 추진에 적극적이다.

앞서 노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대통령관저에서 "나는 신당을 반대한다. 말이 신당이지 지역당을 만들자는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참모들에게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다시 지역당 시대로 돌아갈 수는 없다. 지역당으로는 어떠한 시대적 명분도 신리도 얻을 것이 없다. 나는 열린우리당을 지킬 것이다. 이만한 정치발전도 소중히 지켜야 한다"고 신당창당에 강력히 반대했다.

이런 상황 속에 설문조사결과 당내 여론이 통합신당 등 김 의장 쪽에 유리하게 기울 경우 대통령 귀국 이후 유효한 카드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열린당은 설문조사 결과는 먼저 의원총회에서 공개한 뒤 노 대통령이 해외순방길에서 돌아온 뒤 청와대에 전달할 예정이다.

노 대통령은 3일부터 11일 동안 해외순방길에 올라 ‘아세안+3’ 회의 등에 참석한 뒤 13일 귀국한다.

필리핀 세부에서 열리는 아세안+3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길에 인도네시아와 호주, 뉴질랜드를 차례로 국빈 방문한다.

노 대통령은 첫번째 방문국인 인도네시아에서 에너지와 자원의 안정적 공급을 논의할 예정이다.

노 대통령은 통상 해외 순방 때 국내 문제에 대해 잘 언급하지 않지만 갈등을 겪고 있는 열린우리당 지도부가 ‘함께 할 것인지, 따로 갈 것인지’에 대해 이번 주말까지 답을 달라고 했기 때문에 별도의 언급이 있을 지 주목된다.

한편 정계개편을 놓고 열린당과 이해관계가 물려있는 민주당에도 당 자체적으로 실시하는 열린당의 설문조사결과가 참고사항이 될 전망이다.

민주당도 이달 중으로 ‘헤쳐모여식 신당창당이냐, 독자생존이냐’를 놓고 정계개편 노선 정리작업을 시도할 예정인 것.

민주당은 오는 6-7일 국회의원,중앙위원, 지역위원장 워크숍을 열어 ‘정계개편 방향과 민주당의 진로’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이어 15일 광주시당·전남도당 당원 정계개편 토론회, 연말 지도부 워크숍을 잇따라 개최, 정계개편 노선을 단일화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당내에서 가장 공감대를 얻고 있는 방안은 ‘헤쳐모여식 신당창당’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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