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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건 ‘노무현 극복’ 이후 행보는…
고 건 ‘노무현 극복’ 이후 행보는…
  • 승인 2006.12.26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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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과 고건 전 국무총리의 갈등이 소강국면에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태를 통해 국민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데 성공한 고 전 총리가 향후 어떤 정치행보를 보여줄지 정치권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노 대통령과 청와대는 지난 주말과 휴일을 이용, 고 전 총리에게 맹공을 퍼부었다.

고 전 총리가 노 대통령의 “실패한 인사” 발언을 반박한 데 대해 “사과라도 해야 할 일이다”라거나 “왜 계속 사리에 맞지 않는 논리를 동원해 대통령을 공격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한 것이다.

이에 대해 고 전 총리는 “대통령께서는 진의가 아니라고 하시던데 일반 국민들이 무슨 뜻으로 들었는지가 중요하다”고 재반박했다. 자신이 느낀 불쾌감을 있는 그대로 드러낸 것이다.

고 전 총리는 이번 사태를 거치면서 두둑한 연말 보너스를 챙겼다.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로서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한층 더 공고히한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은 21일 민주평통 상임위를 전후해 그의 위상이 어떻게 변했는지 비교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노 대통령이 자신을 상대로 해 비판성 발언을 하기 전까지 고 전 총리는 두 가지 고민을 안고 있었다.

우선 정체된 지지율이 고 전 총리에게 부담을 안겨줬다. 한때 그는 대국민 지지도 1위를 달릴 정도로 잘 나갔다.

그러나 차기 대선주자군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 이명박-박근혜-고건 순으로 수직계열화가 이뤄지면서 위기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이 때문에 그가 추진하려고 했던 정계개편 작업에 제동이 걸리기도 했다.

고 전 총리는 당초 올 정기국회 이후 통합신당 창당을 위한 협의체를 구성하려고 했다.

그러나 자체 동력을 상실하면서 이 같은 자신의 구상을 실현시키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됐다.

하지만 그가 노 대통령과 본격적으로 각을 세우면서 상황은 크게 달라졌다.

지난 나흘간 이어진 양측의 공방이 고 전 총리의 주가를 한층 끌어올려 놓은 것이다.

우선 참여정부의 초대총리라는 자신의 경력을 희석시켜 지지도 상승의 기반을 마련했다.

또한 여당의 분열로 고건 주도의 정계개편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 등 잠재적 대선후보군을 견제하는 효과도 덤으로 얻었다.

고 전 총리가 어떤 전략을 갖고 이번 사태에 임했는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고도의 정치공학적 계산을 바탕으로 해 노 대통령과의 갈등을 부각시켰을 것이라는 분석이 다소 우세할 뿐이다.

아무튼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해 고 전 총리는 이명박·박근혜 두 후보를 상대로 추격의 의지를 다질 수 있게 됐다.

향후 그의 행보는 자신의 과거 업적을 한층 더 내세우는 동시에, 그동안 주창해온 10대 선진강국으로의 도약을 강조하면서 그 구체적 방안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과의 공방을 접고 연말 숨고르기에 나선 고 전 총리가 이후 내놓을 카드가 무엇인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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