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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있어 인생의 스승은 누구십니까?
당신에게 있어 인생의 스승은 누구십니까?
  • 승인 2007.03.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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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입사한 경찰관들을 보면 부러운 생각이 들때가 많다. 우리나라 경제가 발전되는 시기에 유년을 보내고 풍족한 물질사회에서 수준 높은 교육과 문화적 혜택을 누렸고 또한 한창 어려웠던 해양경찰의 초창기나 성장기 때 보다 좀 더 안정적인 시기에 들어온 세대들이다.

그런데 여러 가지 풍요를 누리고 온 신임 경찰관들은 능력이나 업무역량이 높은 반면 인내심이나 조직융화에는 부족한 점이 많다는 것을 느끼곤 한다.

높은 경쟁률 속에 어려운 과정을 거쳐 입사했지만 새로운 환경에의 부적응, 동료, 상사와의 마찰을 극복하지 못하고 쉽게 그만두려하고 포기하는 경우를 보면 정말 안타까울 때가 많다.

한 번씩 젊은 직원들에게 “인생의 등불과 같은 스승이 있느냐?” 라는 다소 엉뚱한 질문을 던지면 대부분의 젊은이들은 얼버무리거나 어리둥절해 하며 말을 못하곤 한다.

인생의 스승, 인생의 나침반... 우리가 바다에서 경비 중 그 변화무쌍한 환경 속에, 특히 칠흙 같은 안개가 끼인 날의 항해는 목숨을 담보할 만큼 위험하다. 그때 항로의 앞길을 열어주는 레이더나 나침반에 의지하면서 목적지로 항해할 때 그 장비들은 그렇게 고마울 때가 없다. 물론 지금은 위성항법장치(DGPS)가 상용화되어 더욱 편리해졌지만…

그런 그들에게 나는 ‘모든 사람이 내게 있어 스승이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이 말을 항시 마음에 새겨두고 좋을때나 그렇지 못할때나 상기하면 나에게 항상 큰 교훈을 주었다.

일선 서장이라는 직분을 수행하면서 지금의 초임 직원들에게 과연 나는 어떤 가르침을 주는 사람인지 생각을 하다보면 앉아있는 자리가 가시방석과 같이 불편해진다.

행여나 그들에게 잘못된 언행이나 행동을 한건 아닌지, 직위가 조금 높다는 이유로 아래 직원들에게 홀대한 일은 없는지, 옷매무새는 흩뜨려져 있는건 아닌지… 다시금 나를 돌아보게 되고 늘 조심스러워진다.

지금의 신임 경찰관이나 부하 직원들도 나 자신성찰과 반성을 하게끔 하는 스승과 같은 존재이다. 결국 나의 동료, 선임, 후임 모두가 나에게 고마운 스승인 것이다.

한치앞도 예상할 수 없는 복잡한 세상이지만 우리 해양경찰인 모두가 자신이 마땅히 서 있어야 할 위치를 알고 인생의 목표를 재설계하여 해양경찰로 살아가고 앞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아주 멋지고 값진 일임을 깨달았음 하는 바램이다.

해양경찰의 위상이 날로 높아져 가는 지금 해양경찰의 한 가족이 된 신임경찰관들이 앞으로의 험난한 항로를 잘 극복하여 국민이 원하는 진정한 해양경찰관으로 거듭나기를 기원해 본다.

통영해양경찰서장 총경 최남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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